'현금,그룹주,배당주.'

올해 손실을 최대한 방어했던 국내 주식형펀드 운용 전략의 세 가지 키워드다. 주식 투자 비중을 줄여 보수적으로 운용한 펀드,한국을 대표하는 그룹 계열사에 투자한 펀드,배당주에 특화한 펀드들이 올 약세장에서 선방했다는 얘기다.

30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100억원 이상 공모형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올해 수익률이 -27%로 손실률이 가장 낮았던 '프런티어장기배당주식1'은 주식 비중이 79.98%에 그쳤다. 이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주식 비중보다 6.6%포인트 낮은 것으로 급락장에서 수익률 방어 효과가 컸다.

'세이고배당밸런스드60A'(65.83%) '미래에셋장기주택마련1'(81.20%) '마이다스백년대계적립식'(80.39%) 등 최상위권 펀드 상당수도 주식 비중을 평균 이하로 유지한 것이 수익률 관리에 주효했다. 나머지 자산은 통화안정증권 은행채 등 현금성 자산으로 메웠다. 대개 주식형 펀드가 자산의 90% 이상을 주식으로 채우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프런티어장기배당주식1'을 운용하는 황아람 우리CS자산운용 팀장은 "올해는 약세장이어서 종목을 고를 때 기업의 미래 이익보다는 현재 실현 가능한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며 "이 때문에 주식 비중이 시장 평균보다 낮았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신운용과 동양투신운용의 '삼성그룹주펀드' 시리즈,미래에셋자산운용의 '5대그룹대표주펀드' 등 그룹주 펀드들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등 삼성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올 들어 코스피지수보다 덜 하락한 덕분이다.

약세장에서 힘을 내는 배당주펀드들도 올해 돋보였다. 삼성그룹주 시리즈를 제외한 수익률 톱 30위권에 배당주펀드가 절반에 가까운 13개나 진입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고배당주로 구성된 배당지수(KODI)는 올해 하락률을 30.5%로 줄여 코스피지수 하락률(40.7%)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선 성적을 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