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요 기업들이 급격한 엔고(高)로 수익이 악화됨에 따라 해외 출하가격을 잇달아 인상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내년 1월부터 유럽에서 디지털카메라 등 주력 제품의 출하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인상폭은 국가별로 다르지만 기종에 따라 10%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소니는 당초 올 회계연도의 엔.유로 환율을 140엔으로 상정했으나 최근에는 120엔대 밑으로 떨어지는 등 가파른 엔고로 대폭적인 영업이익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캐논도 프린터용 잉크카트리지의 가격을 이달들어 미국에서 5-10% 인상한데 이어 1월에는 유럽에서도 비슷한 폭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이밖에 리코도 구미 시장에서 복사기와 프린터를 5-10%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인상은 생산재로도 파급돼 유명 공작기계 메이커인 오쿠마가 내년 4월부터 미국에서 가격을 10% 인상하는 방향으로 교섭을 벌이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그동안 가격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으나 지난달 이후 세계경제 침체에다 엔고추세가 굳어지면서 수익이 감소함에 따라 경쟁력이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수출가격 지수를 보면 악기와 건설기계, 전동공구 등의 지수가 상승했다.

그러나 세계 동시불황으로 디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출하가격 인상이 실제 판매가로 전이될지가 불투명한데다 판매가에 반영된다고 해도 판매감소를 초래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도쿄연합뉴스) 이홍기 특파원 l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