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구심점 파괴 목적..무인정찰기 활용

29일로 사흘째 접어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작전이 하마스를 이끄는 요인과 야전 지휘관들을 직접 조준하는 방식으로 세밀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후 팔레스타인 예발리야 난민촌 등에 있는 주택 여러 채에 잇달아 폭탄을 투하했다고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들 주택은 하마스의 무장조직인 이제딘 알-카삼 여단 사령관 마헤르 자쿠트 등 야전 지휘관들이 거주하는 집이었다.

이스라엘군의 표적 공습에 이들 지휘관의 가족 등 7명이 숨졌으나 자쿠트 등 지휘관들은 이미 다른 곳으로 은신한 뒤여서 폭사 위기를 모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하마스와 연대하고 있는 다른 무장조직인 이슬라믹 지하드의 한 지휘관은 이날 집 근처를 걸어가다가 이스라엘군의 폭탄에 맞아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에는 하마스 정부 총리인 이스마일 하니야의 집과 하마스 정부의 초대소를 공격했으나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데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티 난민촌의 누추한 집에 기거해온 하니야 총리는 이스라엘의 공습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주 초에 다른 지도자들과 함께 안가로 숙소를 옮겼다는 설이 유력하다.

주요 보안시설물과 로켓진지, 무기제조공장 등 하마스의 전투력과 직결되는 목표물들을 공격해온 이스라엘이 이들 요인과 지휘관을 겨냥한 쪽으로 공습 표적을 전환한 것은 지상전을 앞두고 하마스 지도부의 구심점을 파괴하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이 하마스 요인들의 집을 핀셋으로 집는 것처럼 공격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기간에 걸쳐 수집해온 관련 정보와 세계 최고 수준의 무인정찰기를 활용한 덕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군은 이날 무장대원들이 중거리 그라드 로켓탄을 트럭에 싣고 운반하는 장면과 이 트럭에 이스라엘의 미사일이 명중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소형 무인정찰기에 탑재된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었다.

이스라엘군이 이날 공습한 목표물 중에는 이슬람 대학 건물이 들어 있다.

하니야 총리 등 수많은 하마스 간부들을 배출한 이 대학은 하마스 지도자들의 회합 장소로 사용됐고, 실험실에서는 로켓탄과 폭발물의 개발이 이뤄져 왔다는 게 이스라엘군의 설명이다.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하마스 지도자들을 공격해왔다.

하마스의 창설자인 셰이크 아흐메드와 그의 후계자인 압델 아지즈 란티시는 2004년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이 때문에 현재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인 칼리드 마샤알은 가자지구보다 안전한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로 근거지를 옮겨 망명 활동을 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