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ㆍ합병(M&A) 이슈가 있는 관련주의 상승세가 한풀 꺽였다. 30일 주주명부 폐쇄를 앞두고 지난 26일 정기주주총회의 권리주주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12월 결산법인의 정기주주총회 의결권은 연말 주주명부에 등록된 주권 기준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진이나 M&A 세력 모두 더이상 무리하게 지분을 끌어 모을 필요가 없다.

일부 상장사 대주주의 경우 사채를 이용해 지분율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대규모 매도물량에 따른 주가 급락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29일 오후 1시 20분 현재 IC코퍼레이션은 전날보다 10원(4.00%) 오른 260원에 거래되고 있다.

IC코퍼레이션은 전날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이달 들어서만 70% 넘게 올랐다. 최근 500원짜리 보통주 7주를 1주로 줄이는 85% 감자를 결정했지만 상승세가 꺽이지 않고 있다.

이는 현 경영진으로 추정되는 기타법인이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5거래일 동안 1000만여주나 사들인 덕분이다. 이 회사는 최근 구조조정 전문기업 세종IB기술투자로부터 적대적 M&A 위협을 받고 있어 경영진의 지분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김광재 대표 등 현재 IC코퍼레이션 경영진을 지지하는 지분은 표면적으로 8.8%(596만5629주)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기타법인이 산 주식과 우호지분 등을 합하면 지분율이 30%를 넘길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에 비해 지난 여름부터 M&A를 시도중인 세종IB 측이 확보한 지분은 15.08%(1015만2610주) 가량이다. 최근 외국계 사모펀드 DRK 사운드쇼어 오아시스가 보유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워런트(권리)까지 취득한 것을 감안할 때 잠재지분율은 30%에 이를 것으로 보이나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최근 주가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지분다툼이 일단락 됨에 따라 주가도 앞으로 크게 오르기는 힘들 전망이다.

세종IB 관계자는 "지난 26일 기준으로 다가오는 정기주주총회의 의결권이 확정되기 때문에 현 경영진의 추가 지분 확보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경영진이 무리하게 지분율을 끌어 올렸기 때문에 일시에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 때문에 소액 투자자들이 피해는 보는 일은 없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중장비ㆍ엔진ㆍ부품 등을 수입해 판매하는 혜인도 대주주의 물량이 언제든 나올수 있는 상황이다.

이날 같은 시각 혜인은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전날보다 420원(8.24%) 급락한 46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 초 5000원대 초반에 거래되던 혜인 주식은 최근 적대적 M&A를 노리고 지분을 늘린 라파도이엔씨의 매수 와 M&A 기대감 등에 힘입어 지난 8일 장중 83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라파도이엔씨의 공개매수가 끝났고 내년 1월 22일 열릴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의 주주명부도 지난 23일 확정돼 주가상승 탄력이 최근 크게 떨어졌다.

라파도이엔씨는 임시주주총회를 못 열게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지난 24일 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또 적대적 M&A에 맞서 혜인의 현 경영진인 원경희 회장 등이 지분율을 28.33%(352만1666주)까지 확대했기 때문에 라파도이엔씨의 M&A가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진 상태다. 라파도이엔씨의 혜인 지분율은 공개매수 지분까지 합쳐도 19.72%(245만1141주)에 불과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M&A가 힘들다고 볼 경우 라파도이엔씨가 지분을 빠르게 처분하고 나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현재로서는 M&A 성공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회사 관계자도 "경영진의 지분율이 현재 30%를 넘어섰기 때문에 M&A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면서 "라파도이엔씨가 애초부터 매각 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것이라면 조만간 보유지분을 처분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