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감동 방송광고] KTF '쇼'‥'7살의 쇼'에 허를 찔린 아빠, 그리고 유쾌한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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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의 쇼(SHOW)광고는 론칭광고를 집행할 때부터 영상통화라는 제품 특징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기존의 광고 컨셉트를 일관되게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특히 올해 집행한 일련의 광고는 여러 광고상을 받으며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광고로 손꼽히고 있다. 도대체 쇼광고의 어떤 측면이 이런 반향을 불러 일으켰을까?
1살의 쇼,20살의 쇼에 이어 시리즈로 집행되고 있는 7살의 쇼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뜨겁다. 광고는 기본적으로 유머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열사의 사막,두바이의 건설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던 아버지가 아들에게 영상통화로 장래 희망을 묻는다. 놀이터 그네에 앉아 태평하게 사탕을 빨던 아들은 잠깐 생각하는 듯 하더니 지체 없이 우렁찬 목소리로 "대통령!"이라고 외친다.
7살 아들의 원대한 희망에 감동한 아버지는 동료들에게 자랑하고,곧이어 "대통령이 되면 아빠는 무엇을 시켜줄 것"이냐고 기대에 차서 묻는다. 그러나 아버지의 부푼 기대와는 달리 "탕수육"이라는 너무나 의외의 답변에 옆에 있던 아버지의 동료들은 자지러진다. 이 대목에서 광고를 시청하던 소비자들도 똑같이 자지러질 수밖에.
광고가 전달하는 크리에이티브의 핵심은 예상치 못한 반전이다. 아버지는 아마 아들이 대통령이 되면 건설부장관 정도는 시켜주겠다는 답을 기대했으리라.그런데 엉뚱하게도 "탕수육"을 시켜주겠다는 답변이 나오는 대목에서 터진 반전은 어린이의 너무나 천진한 표정과 더불어 배꼽을 잡고 웃게 만든다. 예상치 못했던 유쾌한 반전이다. 이 대목이 광고의 핵심이다.
허를 찌르는 반전.소비자들은 왜 허를 찔렸을까? 사회에 치이고 닳은 어른들에게서 절대로 볼 수 없는,순수한 어린이의 동심에 허를 찔린 것이다. 더구나 "탕수육"이라니! 자장면도 아닌 탕수육.어린이의 동심으로 본다면 대통령이 되면 아빠에게 시켜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로 탕수육만한 선물이 있었을까? 그 순수함에 허를 찔리고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
이 광고는 잃어버린 동심을 그리워하는 모든 어른들에게 어지럽고 고단한 세상을 잠시 잊고 유쾌하게 '공감'하며 웃게 하는 힘이 있다. 고급 음식점을 무시로 출입할 형편이 못되는 서민들 입장에서는 일곱 살짜리의 탕수육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서민들의 가족외식에서 탕수육은 약간의 사치를 상징하는 대표적 음식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탕수육은 서민 가정의 어린이가 경험한 최고의 사치가 아니었을까?
또한 광고는 어른들의 속물근성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은근히 출세한 아들의 '연줄'에 기대보려는 아버지의 희망을 아들은 천진난만하게,그리고 유쾌하게 배신한다. 광고 제작자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연고주의가 팽배한 사회를 순수한 동심을 빌려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어른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그래서 자신이 세상에 물들고 타락했다는 것을 인지조차 못하고 있는 사실을 이 광고는 어린아이의 입을 빌어 깨닫게 해준다. 더구나 요즘처럼 지역,학벌,종교까지 동원된 연고주의가 판치는 사회에서는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이는 또 사회적 상황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경제가 어렵고 서민들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져가는 시점에서 사람들이 동경하는 것은 순수했던 시절에 대한 추억이다. 버거운 삶의 무게를 느끼기 이전 순수의 세계에 대한 동경은 현실이 어려울수록 더욱 더 진해진다. 광고는 그런 서민들의 심리상태를 적절하게 꿰뚫었다.
또 하나,이 광고의 미덕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다. 빅 모델이 난무하는 우리 광고 시장에서 평범한 이웃 같은 모델을 등장시켜 오랫동안 일관된 컨셉트로 캠페인을 지속하는 광고는 희귀하다. 빅 모델 없이 오로지 뛰어난 크리에이티브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점은 '쇼'광고의 최대 매력이다.
암울한 경제상황 속에서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빅 모델에 의존해 묻어가는 광고보다는 우리 주변의 친근한 얼굴들이 등장하고 무릎을 치게 만드는 뛰어난 크리에이티브로 승부하는 광고는 신선할 수밖에 없다. 어려울 때 소비자들은 화려한 스타보다는 평범한 이웃의 모습에서 위안을 얻는다. 그런 측면에서 쇼광고는 현재 사회상황을 적절하게 읽어냈다.
버거운 현실을 잠시 잊게 하고 서민들에게 위안과 유쾌한 웃음을 주며 동심의 세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광고.이런 미덕이 '일곱 살의 쇼'를 가장 호감 가는 광고로 꼽게 한 이유가 아닐까.
전영우 (광고칼럼니스트)
1살의 쇼,20살의 쇼에 이어 시리즈로 집행되고 있는 7살의 쇼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뜨겁다. 광고는 기본적으로 유머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열사의 사막,두바이의 건설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던 아버지가 아들에게 영상통화로 장래 희망을 묻는다. 놀이터 그네에 앉아 태평하게 사탕을 빨던 아들은 잠깐 생각하는 듯 하더니 지체 없이 우렁찬 목소리로 "대통령!"이라고 외친다.
7살 아들의 원대한 희망에 감동한 아버지는 동료들에게 자랑하고,곧이어 "대통령이 되면 아빠는 무엇을 시켜줄 것"이냐고 기대에 차서 묻는다. 그러나 아버지의 부푼 기대와는 달리 "탕수육"이라는 너무나 의외의 답변에 옆에 있던 아버지의 동료들은 자지러진다. 이 대목에서 광고를 시청하던 소비자들도 똑같이 자지러질 수밖에.
광고가 전달하는 크리에이티브의 핵심은 예상치 못한 반전이다. 아버지는 아마 아들이 대통령이 되면 건설부장관 정도는 시켜주겠다는 답을 기대했으리라.그런데 엉뚱하게도 "탕수육"을 시켜주겠다는 답변이 나오는 대목에서 터진 반전은 어린이의 너무나 천진한 표정과 더불어 배꼽을 잡고 웃게 만든다. 예상치 못했던 유쾌한 반전이다. 이 대목이 광고의 핵심이다.
허를 찌르는 반전.소비자들은 왜 허를 찔렸을까? 사회에 치이고 닳은 어른들에게서 절대로 볼 수 없는,순수한 어린이의 동심에 허를 찔린 것이다. 더구나 "탕수육"이라니! 자장면도 아닌 탕수육.어린이의 동심으로 본다면 대통령이 되면 아빠에게 시켜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로 탕수육만한 선물이 있었을까? 그 순수함에 허를 찔리고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
이 광고는 잃어버린 동심을 그리워하는 모든 어른들에게 어지럽고 고단한 세상을 잠시 잊고 유쾌하게 '공감'하며 웃게 하는 힘이 있다. 고급 음식점을 무시로 출입할 형편이 못되는 서민들 입장에서는 일곱 살짜리의 탕수육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서민들의 가족외식에서 탕수육은 약간의 사치를 상징하는 대표적 음식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탕수육은 서민 가정의 어린이가 경험한 최고의 사치가 아니었을까?
또한 광고는 어른들의 속물근성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은근히 출세한 아들의 '연줄'에 기대보려는 아버지의 희망을 아들은 천진난만하게,그리고 유쾌하게 배신한다. 광고 제작자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연고주의가 팽배한 사회를 순수한 동심을 빌려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어른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그래서 자신이 세상에 물들고 타락했다는 것을 인지조차 못하고 있는 사실을 이 광고는 어린아이의 입을 빌어 깨닫게 해준다. 더구나 요즘처럼 지역,학벌,종교까지 동원된 연고주의가 판치는 사회에서는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이는 또 사회적 상황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경제가 어렵고 서민들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져가는 시점에서 사람들이 동경하는 것은 순수했던 시절에 대한 추억이다. 버거운 삶의 무게를 느끼기 이전 순수의 세계에 대한 동경은 현실이 어려울수록 더욱 더 진해진다. 광고는 그런 서민들의 심리상태를 적절하게 꿰뚫었다.
또 하나,이 광고의 미덕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다. 빅 모델이 난무하는 우리 광고 시장에서 평범한 이웃 같은 모델을 등장시켜 오랫동안 일관된 컨셉트로 캠페인을 지속하는 광고는 희귀하다. 빅 모델 없이 오로지 뛰어난 크리에이티브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점은 '쇼'광고의 최대 매력이다.
암울한 경제상황 속에서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빅 모델에 의존해 묻어가는 광고보다는 우리 주변의 친근한 얼굴들이 등장하고 무릎을 치게 만드는 뛰어난 크리에이티브로 승부하는 광고는 신선할 수밖에 없다. 어려울 때 소비자들은 화려한 스타보다는 평범한 이웃의 모습에서 위안을 얻는다. 그런 측면에서 쇼광고는 현재 사회상황을 적절하게 읽어냈다.
버거운 현실을 잠시 잊게 하고 서민들에게 위안과 유쾌한 웃음을 주며 동심의 세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광고.이런 미덕이 '일곱 살의 쇼'를 가장 호감 가는 광고로 꼽게 한 이유가 아닐까.
전영우 (광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