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상하이자동차는 26일 "산업은행이 (쌍용차에) 유동성 지원에 나서도록 한국 정부가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장쯔웨이 상하이차 부회장은 이날 과천 정부청사에서 임채민 지식경제부 1차관과 가진 면담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동근 지경부 성장동력실장이 전했다. 이같은 요청에 대해 임 차관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상 정부가 직접 특정업체를 지원할 수는 없지만 (그같은 요청을) 산업은행에 전달은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날 면담에서 장 부회장은 상하이차의 쌍용차 자금지원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구조조정에 대한 노조의 동의가 있을 경우 대주주로서 지원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조에 대해서는 상당한 불신을 드러냈다. 장 부회장은 "한국의 노조가 다른 나라에 비해 심하다. 현대차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가 10%인데 비해 쌍용차는 20%나 된다"며 "한국 언론에서도 노조가 고통분담해야 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만큼 (상하이차도) 노조와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근 실장은 "오늘 면담에서 '철수' 등과 같은 부정적인 용어는 전혀 나오지 않았을 만큼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며 "정부는 상하이차와 쌍용차 노사 3주체간의 원만한 협의가 이뤄져야 필요한 지원이 가능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은 밝혔다"고 전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