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진아일랜드 등 지난달 67% 급감
일본계 외국인 순매수 전환 '눈길'

헤지펀드가 집중된 조세회피지역의 외국인 순매도가 지난달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을 앞두고 헤지펀드 청산 및 환매 매물이 어느 정도 일단락됐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금융감독원의 월간 외국인투자자 매매동향에 따르면 케이맨아일랜드 버진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등 3개국 외국인의 지난달 순매도는 7153억원으로 전월(2조2159억원)보다 67.7%나 줄었다.

케이맨아일랜드 국적의 외국인은 지난달 5133억원어치를 순매도,10월의 절반(50.5%)에 그쳤으며 룩셈부르크는 1809억원으로 85%나 감소했다. 버진아일랜드 외국인은 10월 292억원 순매수에서 211억원 순매도로 돌아섰으나 금액은 크지 않았다.

헤지펀드들은 조세회피지역인 이들 지역에 많이 설립돼 있다. 지난 9월 이들 국적의 외국인은 2조2852억원어치를 팔아치워 글로벌 금융위기가 강타한 미국 영국 등과 함께 주요 매도 세력으로 급부상했었다.

반면 미국과 영국은 지난달에도 각각 1조3203억원, 3279억원을 순매도해 외국인 매도공세가 완전히 끝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말 헤지펀드 청산에 따른 매물 압박은 이제 마무리된 분위기"라면서 "미국 오바마 신 정부의 헤지펀드 규제안이 어떤 내용을 담느냐에 따라 향후 운용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일본 국적의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해 눈길을 끈다. 일본은 9월과 10월 각각 723억원,1717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11월에는 110억원의 순매수로 전환했다. 일본 외국인투자등록자 수도 2383명으로 한달동안 14명 늘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일본 중앙은행의 잇단 기준금리 인하와 엔고 속에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조짐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