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화 사업에 성공한 中企] (1) 난계국악기제작촌‥"전통악기 대중화… "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대량생산으로 가격 확 낮췄죠"
해금 울림통 도자기로 바꿔…70만원서 7만원으로
<지역특화사업에 성공한 中企 ① 난계국악기제작촌>
"기존 전통 악기는 소리를 크게 낼 수 없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소리를 증폭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현대적 디자인을 도입한다면 기타나 피아노처럼 많은 청중이 즐길수 있는 대형 공연도 가능합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국악의 세계화에 도움이 될 것 입니다. "
충북 영동에 있는 국악기 전문업체 난계국악기제작촌의 조준석 대표(47)는 "국악기를 보다 저렴하게 보급해 국악기 대중화를 이루는 것이 삶의 목표"라며 이렇게 말했다.
1985년 설립된 난계국악기제작촌은 가야금,거문고,아쟁,해금 등 현악기와 대금,단소 등 관악기를 합쳐 국내에서 가장 많은 60여종의 전통악기를 생산하는 업체다. 난계라는 명칭은 거문고를 만든 왕산악,가야금을 개발한 우륵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3대 악성(樂聖)중 하나인 박연의 호(號)에서 따온 것.조준석 대표는 1977년 중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전통악기 제작에 입문,전통악기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개량 국악기 제작에 주력해왔다. 그는 2006년 상주대 연구팀과 함께 개량아쟁을 만드는 등 이 분야 최고 전문가다.
조 대표가 개량 국악기 개발에 나선 것은 비싼 가격 탓에 국악기가 대중화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이를 위해 2000년부터 대학 연구소를 찾아다니며 가격을 낮추기 위한 연구개발에 나섰다. 조 대표는 "해금은 크기도 작고 연주도 쉬운 편이라 충분히 대중화가 가능한데도 울림통을 대나무 뿌리로 만들어 규격화도 안되고 재료구하기도 어려운데다 일일이 수가공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우연히 경기도 광주의 한 도요에서 파는 기념품용 도자기장구를 보고 도자기울림통을 만들어 해금에 사용하면 되겠다는데 착안,개발을 시작했다. "규격에 맞춰 대량 생산이 가능한 도자기로 값싸고 소리좋은 울림통을 만들면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
이후 3개월간 도자기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도자기와 기존 울림통의 차이점을 연구한 끝에 샘플을 만드는데까지는 성공했다. 하지만 자금 부족으로 개발을 중단해야할 상황에 처하게 됐다. 조 대표는 "연 매출이 5억원도 안되는 중소기업에서 1억원 가까이 드는 연구개발비는 큰 부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 조 대표를 구해준 것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이었다. 중진공은 200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지역특화선도기업지원사업을 통해 지난해 7월 8000만원을 지원해준 것.이 자금으로 경북대 기계공학과와 9개월간의 공동연구를 거쳐 지난 3월 도자기울림통이 부착된 해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도자기울림통 해금은 기존 해금에 견주어도 음색이 떨어지지 않고 나무울림통 해금의 단점인 변형이나 뒤틀림도 없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대량생산을 통해 가격을 7만원대로 낮췄다. 기존 해금은 40만~70만원에 이른다. 제작시간과 인건비도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조 대표는 "미니어처로도 만들 수 있어 기념품 등 관광상품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도자기울림통 해금을 개발한 이후 올해만 5만 넘는 관람객이 회사의 전시관 및 체험관을 찾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매출도 지난해보다 두배로 늘어난 11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조 대표는 "앞으로 관광 상품용 도자기울림통 해금을 만들어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한편 수출에도 나설 것"이라며 "충북 영동을 현대적 국악기를 만드는 국악특성화 지역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경ㆍ지경부ㆍ중진공 공동기획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해금 울림통 도자기로 바꿔…70만원서 7만원으로
<지역특화사업에 성공한 中企 ① 난계국악기제작촌>
"기존 전통 악기는 소리를 크게 낼 수 없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소리를 증폭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현대적 디자인을 도입한다면 기타나 피아노처럼 많은 청중이 즐길수 있는 대형 공연도 가능합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국악의 세계화에 도움이 될 것 입니다. "
충북 영동에 있는 국악기 전문업체 난계국악기제작촌의 조준석 대표(47)는 "국악기를 보다 저렴하게 보급해 국악기 대중화를 이루는 것이 삶의 목표"라며 이렇게 말했다.
1985년 설립된 난계국악기제작촌은 가야금,거문고,아쟁,해금 등 현악기와 대금,단소 등 관악기를 합쳐 국내에서 가장 많은 60여종의 전통악기를 생산하는 업체다. 난계라는 명칭은 거문고를 만든 왕산악,가야금을 개발한 우륵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3대 악성(樂聖)중 하나인 박연의 호(號)에서 따온 것.조준석 대표는 1977년 중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전통악기 제작에 입문,전통악기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개량 국악기 제작에 주력해왔다. 그는 2006년 상주대 연구팀과 함께 개량아쟁을 만드는 등 이 분야 최고 전문가다.
조 대표가 개량 국악기 개발에 나선 것은 비싼 가격 탓에 국악기가 대중화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이를 위해 2000년부터 대학 연구소를 찾아다니며 가격을 낮추기 위한 연구개발에 나섰다. 조 대표는 "해금은 크기도 작고 연주도 쉬운 편이라 충분히 대중화가 가능한데도 울림통을 대나무 뿌리로 만들어 규격화도 안되고 재료구하기도 어려운데다 일일이 수가공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우연히 경기도 광주의 한 도요에서 파는 기념품용 도자기장구를 보고 도자기울림통을 만들어 해금에 사용하면 되겠다는데 착안,개발을 시작했다. "규격에 맞춰 대량 생산이 가능한 도자기로 값싸고 소리좋은 울림통을 만들면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
이후 3개월간 도자기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도자기와 기존 울림통의 차이점을 연구한 끝에 샘플을 만드는데까지는 성공했다. 하지만 자금 부족으로 개발을 중단해야할 상황에 처하게 됐다. 조 대표는 "연 매출이 5억원도 안되는 중소기업에서 1억원 가까이 드는 연구개발비는 큰 부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 조 대표를 구해준 것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이었다. 중진공은 200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지역특화선도기업지원사업을 통해 지난해 7월 8000만원을 지원해준 것.이 자금으로 경북대 기계공학과와 9개월간의 공동연구를 거쳐 지난 3월 도자기울림통이 부착된 해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도자기울림통 해금은 기존 해금에 견주어도 음색이 떨어지지 않고 나무울림통 해금의 단점인 변형이나 뒤틀림도 없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대량생산을 통해 가격을 7만원대로 낮췄다. 기존 해금은 40만~70만원에 이른다. 제작시간과 인건비도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조 대표는 "미니어처로도 만들 수 있어 기념품 등 관광상품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도자기울림통 해금을 개발한 이후 올해만 5만 넘는 관람객이 회사의 전시관 및 체험관을 찾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매출도 지난해보다 두배로 늘어난 11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조 대표는 "앞으로 관광 상품용 도자기울림통 해금을 만들어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한편 수출에도 나설 것"이라며 "충북 영동을 현대적 국악기를 만드는 국악특성화 지역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경ㆍ지경부ㆍ중진공 공동기획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