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는 경기침체기의 대안으로 꼽히는 유통업종 가운데 최선호주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요즘 1등 할인점 이마트의 경쟁력은 다른 유통주에 비해 신세계를 더 돋보이게 한다는 평가다. 증권사의 보고서에선 신세계를 두고 '안전지대'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11월 실적이 양호하게 나온 데다 정부의 정책효과까지 더해지며 이달 들어 상승세도 꾸준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지난 10월27일 신저가(32만8000원)를 기록하며 바닥을 쳤지만 주가는 이내 반등해 50만원 언저리까지 회복한 상태다.

신세계는 지난 11월에 총매출 9431억원과 영업이익 7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0%,29.9%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유통팀장은 "실물경기 침체 가속화에 따른 소비 부진에도 불구하고 시장기대를 웃돈 실적"이라며 "이마트 신규 점포 개설 및 자체상표(PB) 비중 확대 등의 효과가 가시화되며 내년에도 실적안정성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격적인 금리인하 등 정부 차원에서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점도 호재로 평가된다. 소비감소 속도가 늦어지거나 오히려 소비가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창근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재정정책 등 거시적인 분야의 영향이 신세계 등 유통주의 주가를 끌어올렸다"며 "당분간 주가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37%대까지 떨어졌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 말부터 급격히 높아져 39% 수준까지 올라왔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코스피지수 상승세보다 신세계를 비롯한 유통주의 움직임이 더뎠다"며 "앞으로도 지수를 쫓아가는 차원에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유통업체들의 반등세가 두드러지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유통업종 대장주 신세계에 대해 관심을 높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 연구위원은 "미국 월마트는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시장기대에 부합하는 이익을 나타내면서 지난 1년간 주가가 시장 평균을 90% 이상 웃돌고 있다"며 "할인점 비중이 큰 신세계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반면 12월 실적이 감소세로 나타나는 데다 삼성생명 지분가치 급감을 비롯한 투자부문 위험요인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높은 프리미엄도 부정적 요소라는 평가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신세계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 수준으로 경쟁업체인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에 비해 70%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달 들어 증권사에서 내놓은 목표주가는 47만4000(한국투자)~70만원(키움) 수준이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