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성장률 0%ㆍ설비투자 -2% 전망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4%에서 3%로 낮췄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세계 경제 여건을 반영한 것이지만 여전히 한국은행이나 국내 연구소 및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비해 낙관적인 수치다. 정부는 감세와 재정 확대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경기 추락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에서 '고성장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3% 성장 전망은 가장 최근에 발표된 한은이나 세계은행 전망치(각각 2%)보다 1%포인트 높은 것이다. 지난달 말에 나온 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도 2%와 2.7%였다. 골드만삭스,JP모건,모건스탠리 등 7개 해외 투자은행들은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1.2%(11월30일 기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으며 특히 UBS는 마이너스 성장률(-3.0%)을 제시했다.

삼성증권도 이달 초 내놓은 '2009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을 2%로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3.2%),KDI(3.3%),LG경제연구원(3.6%),금융연구원(3.4%) 등은 3%대 전망치를 내놓았지만 대부분 지난 10~11월에 발표한 것이어서 현 시점에서 다시 전망하면 훨씬 나쁜 결론을 내놓을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정부는 또 수출과 투자,소비 등이 급격히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4.5% 내외로 추정되는 수출 증가율은 0%로 추락하고 수입 증가율도 -5%까지 내려갈 것으로 봤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면서 상품수지 흑자는 올해 120억달러 내외에서 내년 20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나고 경상수지도 올해 60억달러 적자에서 내년 100억달러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4.5%를 기록했던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1% 중반으로 떨어진 뒤 내년에도 1%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7.6%에 달했던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0%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2%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