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제철은 최근 인천공장 포항공장 아산만공장 등의 현장직 직원들의 임금 30%를 자진 반납하는 방안을 놓고 노사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제철의 현장직 직원은 공장 세 곳을 통틀어 1000여명에 이른다. 앞서 동부제철의 과장급 이상 임직원들은 이미 지난 달부터 월급 30%를 반납해왔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간부들에 이어 현장직 근로자들까지 회사의 위기 극복을 위해 임금 반납에 동참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 13년 동안 무교섭 임금협상 타결을 이뤄낸 노조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이 연봉을 반납함으로써 회사의 위기극복에 동참하고 고용안정도 꾀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부제철의 이같은 고강도 자구 노력은 철강시황 장기 침체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부제철은 이와 함께 경영과 관련된 비용 중 법적 비용 이외의 모든 비용처리를 현재보다 50%이상 줄이기로 했다. 국내 출장도 모두 당일 출장체제로 바꿨다. 숙박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다.
동부제철은 다만 포항공장 등의 매각이나 감원과 같은 사업 및 인력 구조조정은 당분간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동부제철의 인천공장은 현재 75%정도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포항공장과 아산공장의 가동률은 50%대에 머물러 있다.
특히 동부제철은 경기침체로 인한 철강제품 수요감소와 더불어 당진공장에 총 6200억원이 투입되는 열연공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지난 10월까지 전기로 투자에 집행된 금액은 3300억원에 이르며, 나머지는 내년 상반기까지 투입돼야 한다.
당진 열연공장의 경우 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투자금액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 자금사정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유동부채(1조 7413억원)가 유동자산(1조 3029억원)을 뛰어넘는다는 점도 단기 유동성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원자재 조달을 위한 외화유동성 확보도 여의치 않은 상태다.
금융권 일각에선 동부제철의 급여 삭감 및 비용 절감 등의 자구책만으로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채권단도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회사 측에서 추가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한경닷컴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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