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 · 유동성 추가 · 통화스와프 확대 효과 가시화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 확대 등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15일 코스피지수가 5% 가까이 오르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한 데다 회사채 수익률도 떨어졌다(채권값 상승).주가·원화값·채권값 등 3대 가격지표가 오르는 '트리플 강세'로 시장은 해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국내외 호재로 장 초반부터 힘을 받았다. 해외에서는 지난 주말 불발로 끝났던 미국 자동차 빅3에 대한 구제 기대감이 되살아난 데다 미국 정부의 신뉴딜정책 규모 확대 소식이 날아들었다.

국내에서도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 등 경기부양책에 이어 한은이 이번 주 중 금융시장에 6조5000억원의 유동성 추가 공급 방침을 밝히면서 증시에 낙관론이 퍼졌다. 지난 주말 이뤄진 한은의 파격적인 기준금리 인하와 한·중·일 통화스와프 확대도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외국인의 적극적인 주식 순매수까지 겹치면서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54.37포인트(4.93%) 오른 1158.19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15.08포인트(4.71%) 상승한 335.15를 기록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정책 당국의 각종 유동성 지원 외에도 경기가 바닥권을 통과 중이라는 기대감으로 주식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증시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5.21% 상승했고 대만 홍콩 싱가포르 증시도 2% 이상 올랐다.

환율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5원50전 내린 1367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한때 1330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지난 11월21일 기록한 장중 고점(1525원)에 비해서는 10%가량 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대세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채권금리는 한은의 유동성 공급과 채권시장안정펀드 활동 개시 등으로 회사채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회사채 금리를 중심으로 큰 폭 하락했다. 3년 만기 회사채 금리(AA-급 기준)는 지난 주말보다 0.15%포인트 내린 연 8.32%에 거래를 마쳤다.

산업은행이 발행한 1년 만기 산금채는 0.22%포인트 떨어진 연 5.21%에 마감했다. 반면 국고채(3년물 기준)는 그동안 많이 올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0.02%포인트 오른 연 3.97%를 기록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