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재학생들에게 中企 권유 이메일 보내

"무조건 대기업만 고집해 취업 재수생이 되기보다는 중소기업에서 실력과 경험을 키우는 것이 더 유리하다.노력과 열정이 있다면 또 하나의 성공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불황으로 취업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의 `닭머리론(論)'이 대학생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9일 중앙대에 따르면 최근 박 이사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재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중소기업으로의 취업을 독려했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취업을 각각 소꼬리와 닭머리에 비유해 "소꼬리의 역할은 소의 부끄러운 곳을 가려주고 파리를 쫓는 것이 고작인데 닭머리는 작지만 가장 중요한 기관들이 모여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에 가면 조직이 작아 아무래도 대기업보다 맡는 일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이어 "대기업이라고 모든 위험 상황에 안전할 수 없으며 영원히 지속되기 어렵다"며 "지금 잘 나가는 회사에 취업한다고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대기업 대신 중견기업을 택한 대학 동기들 중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로 손길승 전 SK 회장의 예를 들었다.

손 전 회장은 방직기 200여대가 전부였던 중견기업에 입사해 회사를 재계 순위 4위로 끌어 올리고 회장 자리에 올랐으며 전경련 회장까지 역임해 `비즈니스맨의 표상'으로 추앙받는 인물.
박 이사장은 "(손 전 회장이) 시작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대한민국 재계를 대표하는 1인이 된 것을 보면 여러분도 느끼는 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소기업의 장점을 강조하는 것은 중소기업이 좋으니 취업하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선 대기업을 시도해보고 결과가 여의치 않으면 방향을 바꿔 유망한 중소기업을 찾아보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