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통위 금리결정 부담 이유
청와대·정부 요청 있었나 오해도


한국은행이 9일로 예정됐던 '2009년 경제전망' 발표를 돌연 연기했다.

한은은 8일 "내년 경제전망 발표시점을 12일로 변경하게 됐다"며 "금융통화위원회 개최(11일)에 앞서 경제전망을 발표할 경우 시장에 불필요한 혼선을 초래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경제전망을 9일 발표하면 이틀 후 열리는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에 부담이 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한은은 그동안 매년 7월과 12월 금통위 직전에 '내년 경제전망'을 발표했는데 이제 와서 느닷없이 발표 시점을 미루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내년 경제성장률이 몹시 나쁜 것 아니냐'거나 '정부나 청와대 쪽에서 내년 경제전망치를 수정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이미 예정된 경제전망 발표를 사전예고 없이 뒤로 미루는 것은 시장에 불필요한 오해와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며 "한은이 그동안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시장과의 소통과 투명성을 중시하겠다고 강조해 놓고 이번에 스스로 원칙을 버린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투자은행들이 잇따라 내년 경제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3.1%와 2.7%로 국내 민간연구소들과 비슷한 성장률 전망을 제시하고 있지만 JP모건은 1.5%,메릴린치 1.5%,스탠다드차타드 1.4%,바클레이스 1.0%로 1%대라는 혹독한 전망을 내놓았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