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벤처 1세대의 불황 경영 "인재 키우고 틈새 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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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의 파고를 헤쳐나가고 있는 IT(정보기술) 벤처 1세대들이 주목받고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호황에 대비해 인재를 양성하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며,과감한 전략 수정과 새로운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의장,장병규 네오위즈 창업자,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양덕준 레인콤 창업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재 양성 나선 안철수 CLO
안철수 의장은 사내 교육에 힘쓰는 CLO(최고학습책임자) 역할도 하고 있다. 위기 뒤에 찾아올 기회를 잡기 위해 인재 양성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안 의장은 사내 20여개 팀을 대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경영전략,마케팅,기술 개발 등에 대해 교육한다. 지난달 28일에는 개발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인 '안랩 R&D(연구개발) 스쿨'에서 △다른 분야에 대한 상식과 포용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긍정적인 사고방식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 △자신의 한계를 끊임없이 높이는 자세 등 개발자가 가져야 할 다섯가지 마인드에 대해 강의했다.
안 의장은 "언제 호기가 올지 모르기 때문에 인재를 양성하고 스스로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요즘 같은 때일수록 기업의 리스크를 줄이고 기업 내부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등 진정한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틈새시장 공략하는 장병규 CEO
장병규 첫눈(검색포털) 개발자는 인터넷 채팅 사이트 세이클럽과 온라인게임 업체 네오위즈를 창업한 IT벤처 1세대다. 최근 벤처투자회사 본엔젤스를 차리고 스스로 CEO(최고경영자) 자리에 앉은 뒤 최고의 게임을 만들겠다며 블루홀스튜디오를 차렸다.
그의 지론은 '한국 게임도 조선업처럼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조선업체들이 사업 초기에 너도나도 다 만든다는 크루즈선을 만들었다면 지금의 한국 조선업계는 없었을 것"이라며 "남들이 안 하는 벌크선이나 LNG선 분야에 뛰어들었기에 세계적 기술력을 축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블루오션(미개척 신시장)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장 CEO는 "블루홀이 2010년께 선보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S1'은 게이머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대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감한 전략수정,김택진 CEO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MMORPG '리니지' 시리즈로 1조500억원 이상을 번 IT벤처 1세대다.
하지만 2003년 리니지2를 내놓은 뒤 '타뷸라라사' '길드워' 등 후속작에서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자 "영화 같은 게임을 만들겠다"던 기존의 전략을 과감히 수정,모두가 즐길 수 있는 쉽고 친절한 게임으로 눈을 돌렸다.
김 사장이 게이머를 위한 게임이 아닌 대중을 위한 게임을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내놓은 것이 4년 동안 230억원을 들인 대작 '아이온'이다. 지난달 25일부터 상용 서비스를 하고 있는 아이온은 처음 하는 사람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게임이다. 김 사장은 "앞으로 스틸독,메탈블랙 얼터너티브,블레이드앤소울 등 다양한 게임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7전8기,양덕준 레인콤 창업자
IT기기 제조업체 레인콤 창업자인 양덕준 민트패스 대표는 새로운 사업에 끊임없이도전하고 있다. IT 산업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신개념 네트워크기기 제조업체 민트패스를 창업,최근 메모 기능과 블로깅 기능을 강화한 IT 기기 '민트패드'를 내놓았다. 내년에는 와이브로나 3세대 이동통신 기능을 탑재한 민트패드를 중국과 미국에 선보일 예정이다.
양 대표가 생각하는 불황 속 경영 노하우는 변화의 시기에 위기를 기회로 삼는 도전정신이다. 그는 "변화의 순간이나 어려울 때에는 누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덤벼드느냐가 결국 성패를 가른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