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들의 주식 담보대출로 인한 후유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가 급락으로 주식담보권이 실행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는 것.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장기용 삼봉D&I 대표이사는 루멘디지탈 주식 1022만2037주(14.83%)를 확보해, 루멘디지탈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장 대표는 전환사채의 권리행사와 장외매수를 통해 642만2037주를, 주식담보권 실행으로 360만주를 취득했다.

그는 지분변동보고서에서 "회사의 최대주주로서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할 예정"이라며 "현재 세부 계획은 없지만 회사의 업무집행 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의결권 범위내에서 관련 행위들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엔알엔터프라이즈도 담보권 실행으로 대주주가 변경됐다. 조월순씨는 담보권 실행을 통해 비엔알엔터프라이즈 주식 284만9000주(8.86%)를 취득하게 됐다고 전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자신을 기업 상대 사금융 회사 대표라고 밝힌 조 씨는 "그동안 (비엔알의 대주주인) 티엔엑스인베스트먼트가 회사를 정상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 곳에 회사를 넘기도록 묵인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직접 회사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오페스는 최대주주인 포이보스의 채무 불이행으로 대주주가 바뀌었다.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크레인 파트너스(Crane Partners, LLC)는 지난달 오페스 주식 298만1366주(26.2%)에 대한 담보주식 처분권을 보유하게 됐다고 공시했다. 이후 오페스 주식 60만주를 장내매수해 보유지분을 31.4%로 늘리고 보유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이외에도 지엔텍홀딩스, 넷시큐어테크놀러지, 어울림네트웍스, 쿨투 등도 주식담보대출에 따른 반대매매로 대주주 보유지분이 크게 줄었다.

사채업계 관계자는 "주가 급락으로 반대매매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대부분 지분분산을 통해 공시를 피하고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