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제과 오너의 가족 기업 ㈜선양과 디지탈인사이드의 김유식 사장 측이 코스피업체 메이드(옛 세안)의 경영권을 두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선양은 크라운제과 윤영달 회장의 동생 윤영욱 대표가 운영하는 스낵/제과 포장재 및 산업용포장지 제조업체로, 메이드의 현 최대주주다. 지분율은 25.1%(2252만4337주).

디지탈인사이드는 디지털카메라 공동구매사이트이자 네티즌들의 커뮤니티로 잘 알려진 ‘디씨인사이드’를 운영하는 인터넷기업으로, 이 회사 김유식 사장은 일명 ‘유식대장’으로 통하는 인터넷의 유명인사다. 그는 메이드의 지분 22.3%를 보유하고 있다.

선양은 지난 8월12일에 메이드의 지분 25.1%를 취득하며 최대주주가 됐고, 이후 크라운제과 윤영달 회장의 조카인 윤기훈 이사를 주축으로 메이드의 경영에 관여해 왔다. 윤 이사는 윤 회장의 동생인 선양 윤영욱 대표의 차남이다.

선양은 메이드의 최대주주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 갑작스럽게 경영권 행사에 암초를 만났다. 10월15일에 김유식씨와 한혁씨가 선양 외의 다른 주주들에게서 지분을 대거 매입해 주요 주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김유식씨와 한혁씨는 메이드 지분을 각각 22.3%, 20.38% 보유해 두 사람의 지분을 합하면 42%에 육박한다. 두 사람은 특수관계인으로 묶이지는 않았으나 일종의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메이드의 경영권은 김유식씨와 한혁씨 측이 행사하고 있으며, 한혁씨가 경영지배인을 맡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선양 측은 “두 사람에게 보유 지분을 매각한 최모씨가 메이드의 실질적인 최대주주로서 경영을 좌우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김유식씨와 한혁씨 등 신임 경영진에게 단일 최대주주인 선양이 반격을 해왔다. 김유식씨와 한혁씨를 메이드의 이사로 선임할 예정이었던 임시주총을 무산시킨 것이다. 선양과 윤기훈씨가 현 경영진이 추진했던 관련 임시주총에 대한 개최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는데, 지난 달 28일에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메이드 관계자는 “무산됐던 임시주총을 다시 개최하려고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메이드는 다시 임시주총을 열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감자, 김유식씨와 한혁씨의 이사 선임 등을 결의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 3월까지 감자를 못할 경우 증시에서 퇴출될 위험이 있어 회사로서는 임시주총이 시급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계획대로 잘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드의 현 경영진은 지난 11월28일에 윤기훈씨와 이동욱 전 대표(선양 측이 선임)가 42억3600만원을 횡령한 혐의가 있다며 고소했다고 공시했다. 회사측은 이와 관련해 “재벌가 2세가 M&A를 통해 코스피 공금을 횡령했다”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 선양 측을 압박했다.

같은 날 선양 측도 “메이드가 결의했던 디지탈인사이드 인수건을 중지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하며 받아친 상태다.

선양은 “메이드의 현 경영진이 디지탈인사이드를 메이드에 실제 기업가치보다 높은 125억원에 팔고, 그 대금으로 메이드 지분을 사들여 주주로 입성했다”며 “이는 무자본 M&A의 전형”이라며 이들을 비난하고 있다.

선양과 윤기훈 이사는 또한 지난 2일에 “메이드의 현 경영진이 제기한 횡령 등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본지 12월2일자 기사 참고)

양측의 향후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