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전자업종 등 10일~한달 휴무 검토
연말연시를 맞아 주요 기업들이 예년보다 일주일 이상 더 긴 휴무에 들어간다.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부터 내년 1월4일 사이에 생산직은 물론 본사 사무직까지 쉬는 방안을 검토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장기 휴가'를 맞게 된 직원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글로벌 불황이 짙어지면서 재고를 조절하고 연월차 수당 등의 비용을 아끼려는 '울며 겨자 먹기식' 휴가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서 시작된 장기 휴무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다른 업종 대기업들로까지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5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장기 휴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생산 공장을 제외한 본사와 총괄별 생산직까지 모두 쉬는 방안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공식 휴무를 선포할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도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임직원들에게 연말연시에 그동안 못 쓴 연월차 휴가를 쓸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는 오는 31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를 휴무일로 잡았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별 연말 휴무 일정을 노·경 협의를 통해 결정키로 했다"고 말했다. 감산에 들어간 하이닉스반도체도 내년 1월1일부터 4일까지 쉬기로 했다.
GM대우차는 공장가동 중단에 맞춰 사무직에 대해서도 오는 22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2주간 집단 휴가를 실시키로 했다. 쌍용자동차는 사무직 직원들에게 급여의 70%를 주는 '안식월' 휴가를 한 달간 주기로 했다. 그야말로 '눈물의 휴가'인 셈이다.
중소기업들은 더 우울하다. 경남 진해시 진례면에 있는 자동차 부품회사인 카테크는 24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쉬기로 했다. 주 고객인 르노삼성이 감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한 직원은 "인원 구조조정을 하지 말고 차라리 모두 쉬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1월 복귀하면 상황이 어떨지 모르겠다"며 "휴가가 길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현예/조재길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