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 탈출 작전…발품파는 경매에 길이 있다

부동산 경매 시장은 경기 침체와 함께 열기를 잃어가는 추세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과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이 올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경매 참여자 수도 줄어드는 추세다. 최근에는 낙찰가율이 50%대로 거의 '반 값'에 낙찰되는 경매 물건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이 경매 투자 적기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쏟아지는 경매 물건을 헐값에 사들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낙찰가율 하락…강북 다세대는 인기

부동산 정보 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월 79.8%에서 10월 77.9%,11월(25일 기준) 73.5%로 떨어졌다. 낙찰률도 9월 36.7%에서 이달에는 24.5%로,경매 물건당 평균 응찰자 수도 같은 기간 5.2명에서 3.8명으로 줄었다. 낙찰가율이 50%대를 밑도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동대문구 이문동 삼보스위트홈 전용면적(주거용으로만 사용하는 면적) 174.7㎡짜리는 지난달 10일 감정가 7억8000만원의 55.3%인 4억3100만원에 낙찰됐다. 이와 반대되는 상황도 있다. 재건축 규제 완화로 일부 강남권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100%를 넘겼다. 지난달 3일 경매된 송파구 가락동 시영2차 아파트 전용면적 51.2㎡는 감정가 4억6000만원의 111%인 5억1200만원에 낙찰됐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로 매입시 조합원 입주 자격을 얻을 수 있어 감정가를 웃도는 가격에 경매됐다"고 설명했다.

강북·노원·도봉·성북·은평구 등 강북권에서는 다세대·연립주택의 낙찰가율이 상승 추세다. 11월25일 현재 105.9%%로 전달(91.8%)에 비해 14.1%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5일 경매된 은평구 갈현동 다세대주택 전용면적 49.1㎡,대지지분 31.0㎡짜리는 감정가 1억1000만원의 143%인 1억5700만원에 낙찰됐다.

인천에서는 낙찰가율이 다소 하락하는 추세이지만 다세대·연립주택은 여전히 100%를 넘기고 있다. 11월7일 경매된 인천 남동구 구월동 부삼빌라 전용면적 30.3㎡,대지지분 18.0㎡짜리는 감정가 3000만원의 237%인 7099만원에 낙찰됐다.


14일까지 1만3738건 경매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전국에서 경매에 들어가는 부동산 물건은 1만373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이 833건,경기도 2755건,인천 496건,지방은 9654건이다.

서울에서는 11일 중앙지방법원에서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아파트 C동 전용면적 164.9㎡(49평)짜리가 경매에 들어간다. 방 3개,욕실 2개 등으로 이뤄졌다. 감정가는 31억원으로 현재 시세인 27억~30억원보다 다소 높게 책정됐다. 최저 입찰가는 감정가의 64%인 19억8400만원이다.

경기도에서는 고양시 일산 후곡마을 롯데아파트가 11일 고양지방법원에 나온다. 전용면적 84.6㎡(25평)짜리로,감정가는 4억8000만원으로 시세(4억4750만~5억5000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롯데아파트는 1995년 지어졌으며 총 468가구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