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불황에도 스마트폰시장 급성장…글로벌社 '모바일 SW'에 집중
노키아도 소프트웨어 '올인'
"휴대폰 제조사와 경쟁 안해"


잘나가던 휴대폰 시장마저 내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노키아 구글 애플 등 글로벌 업체들이 '모바일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최근 들어 다양한 소프트웨어 적용이 가능한 스마트폰이 휴대폰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관련 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도 최근 들어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이다.

◆애플을 벤치마킹하라

스마트폰의 대명사 '아이폰'으로 전 세계 휴대폰 마니아들을 열광시키고 있는 애플은 기존 PC 사업에서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모바일 소프트웨어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 7월 선보인 아이폰용 어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사이트인 '앱스토어'에는 세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몰려들어 현재 6000개가 넘는 어플리케이션이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 반응도 뜨겁다. 앱스토어 개설 한 달 만에 프로그램 다운로드 횟수는 무려 6000만건에 이른다. 최근에는 2억건이 넘었다. 아이폰 사용자들이 유료로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을 때 애플은 30%를 챙기고,개발자들은 70%를 가져가는 구조다.

모바일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애플의 경쟁 상대로 떠오르고 있는 구글도 최근 자체 역량 강화를 위해 앱스토어와 비슷한 '안드로이드 마켓'을 개설했다. 구글은 최근 '보이스 서치'란 아이폰용 어플리케이션까지 개발했다. 수익을 위해서라면 경쟁사 제품의 프로그램 개발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다. 보이스 서치는 관련 검색어를 휴대폰에 말하면 알아서 검색해 주는 프로그램으로,주변 피자가게를 알고 싶을 때 '피자'라고 말하면 가까운 피자가게의 정보를 화면으로 알려주는 식이다.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이자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을 움켜쥐고 있는 노키아 역시 "우리의 경쟁사는 휴대폰 제조사가 아니다"며 최근 1~2년간 소프트웨어 역량을 키우고 있다.


◆스마트폰은 소프트웨어가 핵심

글로벌 업체들이 이처럼 소프트웨어 파워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은 앞으로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옮겨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전체 휴대폰 시장은 성장이 주춤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만큼은 예외다. 시장조사 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억1100만대에 달하고,내년에는 2억7900만대,2012년에는 4억6000만대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도 최근 들어 모바일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난달 외부 개발자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취지에서 '삼성 모바일 이노베이터' 'LG 모바일 개발자 네트워크' 등과 같은 사이트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하지만 아직까지는 걸음마 수준에 그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소프트뱅크 미디어랩의 류한석 소장은 "일반 휴대폰은 사양 산업으로 접어드는 대신 스마트폰이 휴대폰 시장의 대세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며 "더 이상 제조사나 서비스 업체의 일방적인 공급이 아닌 참여와 공유를 통한 산업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