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회사를 인수하면 코스닥 상장 자회사들까지 얻을 수 있다."

최근 슈퍼개미들이 코스닥 상장사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상장사들의 지분을 경영참여 목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경우가 늘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주제강을 넥스트코드에 넘겼던 정운진 DSP그룹 회장측은 넥스트코드 주식 32만5937주(0.33%)를 장내에서 취득, 보유지분을 980만475주(10.00%)로 확대하고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정 회장측은 넥스트코드 경영에 관여키 위해 지분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측 관계자는 "넥스트코드 실적 등과 관련해 회사 운영에 탐탁치 않은 부분이 있어, 관여하려고 한다"며 "구체적으로 얘기 할 순 없지만 지금은 이사 선임보다는 외곽에서 목소리 를 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넥스트코드의 최대주주측 보유지분은 31.36%. 넥스트코드는 아직까지 정 회장측의 지분 매입 목적에 대해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정 회장은 미주제강을 넥스트코드에 넘긴 이후 세청화학을 함께 인수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정 회장측이 미주제강, 성원파이프, 미주씨앤아이 등 코스닥 상장사 3개를 거느린 넥스트코드의 경영권을 노리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넥스트코드만 인수하면 싼 값에 상장사 4곳을 인수하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

어울림정보기술, 어울림네트웍스 등 코스닥 상장사 2곳을 관계사로 보유하고 있는 넷시큐어테크놀로지도 슈퍼개미의 공격을 받고 있다. 넷시큐어테크는 어울림네트웍스의 2대주주여서, 넷시큐어테크를 인수하면 어울림네트웍스에 대한 영향력을 상당부분 발휘할 수 있다.

임대업체인 아라주택의 신현각 사장은 지난 4월부터 넷시큐어테크 주식을 사들였으며 최근 투자목적을 경영참가로 변경했다. 오는 28일 개최되는 임시주총에서 현 이사진을 해임하고 자신측 인사들을 이사로 선임하겠다는 계획이다. 신 사장은 넷시큐어테크 주식 731만9903주(22.53%)를 보유하고 있다.

넷시큐어측은 최근 신현각씨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위해 넷시큐어테크놀러지 경영진들과 회사를 상대로 제출한 가처분 신청들이 대부분 기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측에 따르면 대표이사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이 지난 7월 기각됐고 주주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역시 기각된 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어울림에이치큐㈜를 상대로 낸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회사 관계자는 "넷시큐어테크는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최근 신현각씨가 적대적 M&A를 위해 무차별적인 법적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현업에 적지 않은 지장을 받고 있다"며 "신현각씨에 대해서는 주식부당매매차익 반환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을 이 미 착수했다"고 전했다.

자동차용 스프링업체 대원강업은 장외기업인 고려용접볻이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 대원강업은 자동차 시트 제조 업체인 코스닥상장사 대원산업 지분 61.20%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고려용접봉은 지난해 4월부터 대원강업 주식을 매입했으며 보유지분을 20.76%까지 늘렸다. 이에 맞서 대원강업측 최대주주들도 지분을 꾸준하게 늘리며 보유지분을 43.37%까지 확대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주식급락으로 주가가 낮아진 상황에서 상장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더욱 매력적이기 때문에 M&A 타깃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