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320d는 BMW가 국내에선 처음 선보인 디젤 세단이다. 2000cc짜리 직렬 4기통 커먼레일 직분사 디젤엔진을 달았다. 작년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가 선정한 엔진상을 받은 제품이다.

외관 면에선 기존 320i 모델과 비슷하게 생겼다. 다만 전폭이 24㎜ 넓어져 좀 더 커진 느낌이다. 전면부 역시 근육질적인 분위기가 추가됐다. 달리기 성능을 강조한 듯 보였다. 내부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투박하다. 오래된 느낌이 나지만,곳곳에 수납공간이 적지 않다. 탑승객을 세심하게 배려했다.

320d를 시승하면서 감탄한 부분은 코너링이다. 고속주행 중 전혀 밀리지 않는 회전력이 돋보였다. 역동적인 코너링을 구현하면서 안정적인 주행감을 유지했다. 동급 모델 중 최고 수준이다.

힘도 좋은 편이다. 1800바의 압력에서도 작동이 가능한 피에조 인젝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177마력과 최대토크 35.7㎏ㆍm의 힘을 냈다. BMW 특유의 '운전하는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이 차의 또 다른 특징은 고연비다. 가속페달을 마구 밟아도 ℓ당 15㎞ 이상의 연비를 꾸준히 보여줬다. 공인 연비가 ℓ당 15.9㎞인데,고속도로에서는 20㎞를 넘기도 했다. 실제 320d의 유럽 기준 연비는 20.8㎞/ℓ에 달한다. 런플랫 타이어(펑크가 나도 일정 거리를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타이어)가 기본 장착돼 스페어 타이어가 없다. 무게가 덜 나가기 때문에 연비 개선 역할을 한다. 이런 점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추구하면서도 경제성을 따지는 소비자에게 적당할 것 같았다.

다만 공회전 또는 저속주행 때 경유차 특유의 덜덜거리는 소음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BMW 브랜드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사람에게 다소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다. 달리기 성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편의장비도 적은 편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