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연기금ㆍ투신ㆍ개인 외국인 매도 방어"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매도를 주도해온 세력으로 지목된 헤지펀드의 매물 압박이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외국인 매도가 최근 국내 증시의 상승을 막고 하락을 부추겼다는 점에서 헤지펀드의 동향은 증시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로 꼽힌다.

삼성증권 25일 "헤지펀드의 막바지 물량이 11월 말~12월 초에 나올 수 있지만, 환매에 대비한 현금확보가 사전에 상당 부분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정점(클라이맥스)은 통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환매 요청을 받은 헤지펀드는 유동성 확보를 위한 보유자산의 처분이 불가피하고, 연말까지 환매나 청산을 하려면 통상 11월 말까지 요청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

헤지펀드는 지난 9월 미국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금융위기가 극에 달하고 그 불똥이 실물경제와 신흥시장으로 옮아붙은 탓에 10월에 환매와 청산 압박을 받기 시작했고 11월에는 그 강도가 정점에 이르렀다고 황 애널리스트는 설명했다.

자기자본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20배에 달하는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차입(레버리지) 활용도가 높은 헤지펀드가 금융위기로 담보자산 가치가 떨어지고 금융회사가 마진콜(증거금 부족분 상환요구) 기준을 높이자 보유 자산을 무더기로 매각했다는 얘기다.

황 애널리스트는 "현금화가 쉬운 신흥시장 주식이 매도 대상이 됐다"며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투자자의 환매 요구가 늘고, 공매도 규제에 따른 전략 구사에 어려움을 겪은 점 역시 매도를 자극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헤지펀드 지수와 이머징마켓 헤지펀드 지수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12.0%, -22.9%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000~2007년 글로벌 헤지펀드와 이머징마켓 헤지펀드의 연간 수익률 평균치는 각각 13.1%, 22.9%였다.

세계 각국은 지난달 증시 안정화 대책의 하나로 공매도를 일정 기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헤지펀드에서 빈번히 사용하는 롱-숏 전략(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하고 고평가된 주식을 팔아 차익을 추구하는 전략)이 제약을 받게 됐다.

황 애널리스트는 "이제 중요한 것은 외국인 매도를 완충할 수 있는 국내 매수 여력인데, 연기금은 연말까지 계획된 자금을 모두 집행할 가능성이 있고 투신은 배당받으려고 연말에 주식을 보유하는 사례가 많으며 최근 설정된 증시안정기금이 주식 매수를 시작한 데다 코스피지수 1,000 이하에서는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어 외국인 매도를 방어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곽세연 기자 ksy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