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한생명 전 임직원은 연간 근무시간의 1%(약 20시간) 이상을 자원봉사활동에 쓴다. 신입사원은 입사전과 입사후 필수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매월 급여의 일정부분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적립하는 '사랑모아 기금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회사도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 제도를 마련,직원 모금액과 같은 금액을 출연하고 있다. 2005년부터 현재까지 모은 기금이 39억2000만원에 달한다.


#2 현대건설은 창립 60주년인 지난해 화려한 행사 대신 '이웃과 함께하는' 창립기념행사를 치렀다. 이종수 사장 내외를 비롯한 자원봉사자 등 100여명이 회사 인근 노인복지센터를 방문,노인 200여명에게 갈비탕을 대접하고 10㎏들이 쌀 200포대를 전달했다. 싱가포르 주롱&투아스 섬 준설매립 현장과 파시르판장 항만 현장에서는 현지 불우이웃돕기 성금 2300만원을 전달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ㆍ이하 CSR)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불우이웃돕기나 재난피해 구호 등의 단순 봉사활동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활성화,문화예술 확산,환경보호,글로벌커뮤니티 참여로 분야가 확대되는 등 기업의 다양한 노하우와 특성을 활용하는 창조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기업 사회적 책임 활동 갈수록 관심

강원랜드의 경우 '교육문화와 지역재활력분야'라는 독특한 분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사)한국사회복지사협회,(재)아름다운가게,(사)문화우리와 손잡고 추진 중인 'BEST2015 교육문화공모사업'은 사랑과 나눔을 테마로 나눔연극,재활용교실,문화예술지도 등으로 구성돼 있어 소외되기 쉬운 지역사회의 문화교육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는 올해 영업이익의 4.3%인 160억원을 사회공헌비로 지원했다.

금호고속은 '장애인 등 소외계층 돕기'에 관심을 쏟고 있다. 매월 팀 및 영업소 단위로 복지관,양로원 등을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한편 장애인 고용을 확대하고 민간기구 등과 연계해 '장애인의 날''노인의 날' 등의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봉사여행이란 뜻의 '볼런투어(Voluntour)'프로그램을 개발한 한국관광공사는 기업 특성을 십분 활용한 케이스로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기름띠로 오염된 서해안 살리기 이벤트.이 볼런투어에는 올해 1688명의 일반인과 공사 직원이 참여했다. 공사 관계자는 "참가자들에게 생태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워줬을 뿐만 아니라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도록 도와주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사회공헌에 대한 사회적 욕구가 커지면서 기업들의 사회공헌 비용도 매년 20~30%씩 늘어나고 있다. 실제 전경련이 조사한 2006년 202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는 총 1조8048억원이 들어갔다. 이 금액은 전년도(1조4025억원)보다 28.7% 증가한 것이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전년도보다 0.1%포인트 늘어난 평균 0.3% 수준으로 높아졌다.

기업들은 "경기가 나빠져도 사회공헌 활동은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 '2008 대한민국 사회공헌 CEO 포럼'에서 국내 대표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사회공헌 활동은 지속가능경영의 밑거름인 만큼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업의 사회공헌은 앞으로 전략적 선택이 아닌 국제사회 구성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기업의 생존에 필수조건이 될 전망이다.


●대한생명ㆍ현대건설 등 수상 영예

국제 표준화기구는 2009년 제정을 목표로 ISO26000을 통해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환경보전,인권보호,노동개선,공정한 조직운영,소비자 이익실현,지역사회 개발이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7대 원칙을 선포할 방침이다. 또 UN본부는 유엔글로벌콤팩트를 통해 인권,노동기준,환경,반부패 등 4개 분야의 10대 원칙을 정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행을 강조하고 있다.

'사회공헌기업대상'은 기업들의 사회공헌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한국경제신문이 2004년 제정,올해로 5회를 맞았다.

4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은 대한생명보험이 종합대상을 받았다. 금호산업㈜고속사업부(장애인복지),국민은행(청소년복지),현대건설(자원봉사),한국전력기술(자원봉사)은 3년 연속 수상했다. 아이네임즈(문화교류),강원랜드(문화예술),GS홈쇼핑(아동복지),비씨카드(소외계층지원),증권예탁결제원(지역경제발전),금호석유화학(지역사회발전),한국남동발전(지역사회발전)은 2년 연속 수상했다. 시상식은 26일 오전 10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