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페루 정상회담

이명박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브라질 상원에서 '깜짝 즉석연설'을 했다.

'깜짝 연설'은 이 대통령이 이날 브라질 상원을 찾아 가리발지 알베스 의장과 환담하는 도중에 이뤄졌다. 알베스 의장이 이 대통령의 팔을 잡고 예정에 없이 회의가 열리고 있던 상원의사당 의장석으로 안내해 즉석 연설을 요청했다. 타국 정상이 상원 의장단석에서 연설을 한 것은 1961년 브라질리아로 의회를 옮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연설 전 의원들은 이 대통령에게 "한국교포들의 근면함에 감명받았다,한국이 발전한 데는 다른 나라를 압도하는 교육열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한국의 교육시스템을 도입하고 싶다"는 등의 발언을 잇달아 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 자리가 내일 흑인 소수민족의 날을 맞아 토론 중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러분들로부터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다"며 "한국의 교육에 대한 높은 평가도 고맙게 생각하고 이에 걸맞게 더욱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또 아를란두 키날랴 하원 의장과 만나 "한국과 브라질은 정상회의에서 신흥국을 대신,협력해 대처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번 기회에 세계 금융체제를 보완해 강력한 사후 규제 시스템을 만드는 데 양국이 힘을 합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날랴 의장은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에 한국 기업의 투자를 기대한다"며 "우리 하원 의원들은 한국 자동차를 너무 사랑한다"고 말해 웃음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에 앞서 한·브라질 정상 간 오찬에서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브라질의 경제 건설 통신 교육 등 협력과 성장플랜에 따라 한국에 여러 투자의 기회가 열려 있다"며 한국기업의 진출을 거듭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20일 2박3일간의 브라질 방문을 마치고 페루 리마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은 21일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22일부터 2일간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브라질리아=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