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생존의 키워드] 삼성 ‥ OLED.디카 등 전자 사업부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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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열사간 중복업무 리모델링
"신사옥 입주를 축하합니다. "
지난 19일 강남구 서초동 삼성 신사옥 인근에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태평로 사옥을 떠나 옮겨온 삼성전자 직원들을 반기는 환영인사였다.
삼성전자를 끝으로 삼성의 강남 이전이 끝나자 신사옥 일대 음식점들은 들떠 있다. 발빠른 곳은 '삼성직원 카드를 보여주면 10% 할인을 해준다'는 광고문구를 내돌리고 인근 부동산업소는 '삼성부동산'이라고 이름을 붙일 정도로 '삼성맨'들을 상대로 한 영업에 열을 냈다. 삼성전자 입주를 끝으로 삼성은 서초동에 상시 근무 인원이 2만5000명에 이르는 거대 삼성타운을 구축했다.
삼성이 움직이고 있다. 외형은 사옥이전이지만 내부 속 변화의 폭은 거대하다. 지난해 기준 총 매출 161조8000억원,26만3000명에 달하는 삼성과 삼성 임직원들 사이에선 미묘한 변화의 이합집산이 감지되고 있다.
◆강남-전자,강북-금융으로 재편
삼성전자의 강남 이전에 따라 삼성은 '강남-전자','강북-금융'이라는 큰 그림을 마련했다. 새롭게 지은 서초동 사옥이 전자업종으로 구성됐다면 삼성전자가 있던 태평로 사옥을 금융타운으로 재탄생시키기로 한 것.리모델링 작업이 끝나면 삼성카드와 삼성증권이 입주해 옆 건물에 있는 삼성생명과 함께 본격적인 금융중심지로 바꿀 계획이다.
◆불황 넘는 전자사업 조정
변화의 시발점은 IT(정보기술) 사업을 둘러싼 급격한 시장변화에 있었다. 연초부터 시작된 고유가 행진에 이어 원자재값 급등,요동치는 환율로 경기가 얼어붙자 삼성은 침체기에 접어든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유사 사업을 하는 계열사 간 조정을 시작했다.
사업 조정의 첫 타자는 삼성SDI와 삼성전자였다. 삼성은 PDP(플라즈마)패널을 생산하는 삼성SDI의 적자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삼성전자에 PDP사업 경영을 위탁하는 과감한 선택을 내렸다.
박종우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DM)총괄 사장이 패널 생산에서 TV생산과 마케팅까지 일괄적으로 지휘하는 체계를 만들어 계열사 간 겹치는 비용을 줄이고 효과는 배로 높이자는 전략이었다. 박 사장은 이후 삼성전자의 PDP TV 생산을 삼성SDI에 일부 위탁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삼성SDI는 비용절감 등의 효과에 힘입어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6배나 늘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총괄별 사업틀도 재구성했다.
지난 5월 삼성전자는 별도 총괄로 분리돼 있던 생활가전사업을 DM총괄 소속으로 재배치했다.
또 오디오.비디오(A/V)사업부 소속이던 MP3 플레이어를 정보통신총괄로 옮겨 휴대폰과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홈시어터와 DVD 플레이어 등은 DM총괄의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로 넘겼다. 컴퓨터사업부도 최근 디지털 융.복합 추세에 따라 정보통신총괄로 이관시켰다.
◆전자 계열사 간 합작 추진도
미래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신(新)사업은 계열사 간 합작으로 풀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삼성은 지난 7월 삼성SDI의 OLED사업부를 분할하고 삼성전자가 투자하는 형식으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세우기로 했다.
최근에는 삼성테크윈의 디지털카메라 사업부를 따로 떼어내 '삼성디지털 이미징'을 만들기로 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삼성테크윈 카메라 마케팅을 지휘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아예 별도의 회사를 설립,선택과 집중의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