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자동차 수요 감소에도 현대차 그룹에게는 오히려 세계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이 나왔다.

윤태식 동부증권 연구원은 19일 "내년에도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돼 선진시장의 자동차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은 대형차보다 소형차, 연비가 우수한 차, 브랜드보다 상품성이 뛰어난 차종, 즉 '밸류 카(Value car)'로 수요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이런 관점에서 현대차 그룹은 품질 대비 가격경쟁력이 우수하고, 경제성이 뛰어나며, 풀 라인업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신흥시장의 자동차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현대차 그룹은 중국형 모델 및 i10, i20 등 각 시장 특성에 맞는 신차들의 출시로 판매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내수 시장에서 일본 차 등과의 안방 싸움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윤 연구원은 "내년에 도요타, 닛산 등 대중적인 일본 승용차들의 국내 시장 진출로 안방 싸움은 2라운드에 돌입할 것"이라며 "이미 6%대에 접어든 수입차 점유율은 빠르게 10% 수준까지 상승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75% 안팎을 차지하는 현대차 그룹의 내수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해 보이지만, 점유율 하락이 판매대수 하락으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며, 내수 판매 감소분을 수출로 상쇄할 경우 영업이익률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윤 연구원은 추정했다.

목표주가는 현대차 8만7600원(18일 종가 4만6450원), 기아차 1만7000원(8710원), 현대모비스 11만5000원(7만5900원)을 각각 제시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