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침체가 길어지면서 상장사와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입이 반복되고 있다. 종종 회사사정을 가장 잘 아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바닥을 알리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져 왔지만, 최근 경기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나타내고 있어, 주가 상승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자부품 전문 제조업체인 아비코전자는 17일 주가 부양을 위해 올들어 세번째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비코전 자는 자사주 27만주를 취득키로 결정했다. 취득예정금액은 5억원 가량으로, 취득 기간은 오는 20일부터 내년 2월 19일 까지다.

아비코전자는 이미 지난 7월과 10월 두 차례의 자사주 취득으로 약 58만주를 매입한 바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의 급락에 따른 주주들의 투자 손실을 최소화 하고자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을 해왔으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매입 등 유동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회사 시가총액은 당사 보유 현금성 자산정도의 수준으로 자사주 매입에 대해 전혀 부담없는 가격"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넷 유해정보차단서비스 업체인 플랜티넷도 지난달 27일 주가안정을 위해 자사주 30만주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6일 1차적으로 20만주의 자사주 취득을 완료한 바 있다. 그러나 시장환경 악화가 계속되면서 추가로 주가 방어에 나서게 된 것.

지난 7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새내기 이스트소프트도 양호한 실적에도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자 지난 7월 10억원 어치의 자사 주를 매입한 데 이어 지난달 자사주 10만주를 추가 취득하기로 했다.

경영진을 포함한 최대주주들도 자사주 추가 취득에 나서고 있다.

에스씨에프의 최대주주인 동아제분은 지난달 중순이후 연일 에스씨에프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동아제분은 지난달 22일부터 24일 까지 에스씨에프 주식 6만9000주(0.32%)를 매입, 보유지분을 27.85%로 늘렸다고 지난달 23일 밝혔다. 이후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지속적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이에 따라 동아제분의 보유지분은 29.02%까지 늘었다.

위폐감별 지폐계수기 제조업체 에스비엠의 경영진들도 잇따라 자사주 취득에 나섰다. 이 회사의 유승우 이사는 지난 7월과 8월 자사 주식 6만2088주(0.42%)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이어 최종관 대표도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자사 주식 8만5245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이에 따라 최 대표와 특별관계자의 보유 주식 비율은 13.39%에서 14.45%로 늘었다.

최종관 에스비엠 대표는 "회사의 위폐감별 지폐계수기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회사의 주식이 주식시장에서 저평가 돼 있다고 판단해,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며 "향후 추가적인 매수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