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사진)이 14일 결국 미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공 의원은 당초 안상수 의원과 함께 G20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는 이 대통령의 수행단 명단에 올랐으나 출국을 불과 며칠 앞두고 청와대로부터 "동행하기 어렵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방문 기간 미국에 체류 중인 이재오 전 의원과의 면담 일정까지 잡아놓았던 공 의원은 못내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 측근은 "일부 청와대 인사가 반대해 고의적으로 공 의원을 배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 내에서는 "공 의원이 같이 가는 데 대해 청와대가 상당히 부담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말들이 나왔다.

한 관계자는 "이번 순방 목적이 국제금융위기 대처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역할을 부각시키려는 것인데 공 의원을 데려가면 초점이 이 대통령과 이 전 의원의 면담 여부에 맞춰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부 친이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청와대 비서진의 지나친 월권 아니냐"며 "이미 예정된 방미단에서 굳이 (공 의원을) 제외할 필요가 있느냐"는 볼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