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필수 패션 아이템, 장롱속 코트 리폼 활용도

모피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해는 가을ㆍ겨울을 겨냥한 해외 컬렉션에서도 많은 디자이너들이 모피를 활용한 의상을 많이 선보였다. 부유한 중년층 여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모피 제품이 대중화하면서 올 겨울 여성들에게 '필수 패션 아이템'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는 것.올 겨울에는 어떤 의상과도 쉽게 코디해 입을 수 있는 캐주얼한 모피 제품들이 의류 매장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실루엣이 단순해지면서 모피의 볼륨감을 살린 제품들이 많다. 폭스,세이블,링스 등의 소재들이 대세지만 자칫 뚱뚱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벨트를 부착해 슬림한 허리선을 강조했다. 또 전체를 모피로 디자인하기보다 가죽,캐시미어 소재에 모피로 장식하거나 이질적인 모피 소재를 어깨나 소매 부분에 사용해 포인트를 주기도 한다. 밍크의 긴 털 끝부분에만 펄감이 있는 골드,실버 컬러를 입혀 광택감을 살리거나 퍼머를 한 머리처럼 모피를 웨이브 처리한 제품들도 눈에 띈다.

또 블랙&화이트로 대비를 이룬 제품과 지난해에 이어 그레이가 지속적인 인기를 얻을 전망이다. 패션계 전반에 불고 있는 '복고' 영향으로 퍼플과 네이비，핑크 등 컬러풀한 제품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올 겨울에는 단순히 보온용 외투 역할만 하는 모피가 아니라 어떤 의상과도 쉽게 겹쳐 입을 수 있는 제품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베스트(조끼)는 필수 아이템.추운 겨울이지만 하늘거리는 시폰 소재의 원피스도 함께 유행하고 있어 이와 매치해 입을 수 있는 조끼형 모피가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보인다.

기모노 풍의 짧은 소매가 달린 스타일도 올 겨울 유행을 예고하고 있다. 여성들이 가볍게 걸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면서 케이프,숄,볼레로 등의 소품 아이템도 늘었다. 서동민 진도모피 디자인실장은 "코트의 비중을 줄이고 베스트，숄，볼레로 등의 비중을 높였고,기본 디자인과 유행 디자인 제품을 7 대 3에서 6 대 4로 수정해 패션성을 강조한 제품에 더욱 비중을 뒀다"고 설명했다.

요즘 같은 시기 신제품을 구입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엄마들이 그동안 옷장 깊숙이 넣어두고 입지 않던 '구닥다리 모피코트'를 리폼해 입는 것도 괜찮다. 리폼과 세련된 디자인의 패션 모피로 유명한 '퓨어리'의 이유형 실장은 "긴 코트 한 벌이면 트렌드에 맞는 베스트,머플러 등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며 "다른 소재를 덧대야 할 경우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보통 모피 한 벌을 새로 구입하는 것보다는 비용도 적게 들고 트렌디한 디자인을 입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조언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