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도 공모株 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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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증권사들이 IPO(기업공개) 주관사로 나섰다가 최대 100억원대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미달로 인해 주관 증권사가 실권 난 공모주를 떠안으면서 난 손실이다.
기업들이 공모주 시장 침체를 이유로 상장을 미루거나 철회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증권사들까지 IPO로 인해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어 향후 공모주 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證ㆍ동양종금證 대규모 손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비유와상징 IPO를 진행하면서 지금까지 110억원 가량의 평가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 청약 물량 상당수가 소화되지 않아 주관사였던 현대증권이 총액인수 방식으로 잔량을 받아갔지만 주가가 폭락한 탓이다.
상장 이전 비유와상징은 코스닥의 교육 대장주 메가스터디와 비견될 만큼 기대를 모았다. 작년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658억원과 198억원으로 실적도 좋았다. 그러나 지난 6월 IPO 과정에서 진행된 비유와상징의 일반 청약 경쟁률은 0.67대 1에 불과했다. 공모주 시장이 작년 말부터 극심한 침체기에 들어선 영향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일반 청약이 미달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이에 따라 실권 물량은 고스란히 주관사인 현대증권에 넘어갔다. 기업 IPO의 주관사를 맡은 국내 증권사는 대부분 청약 미달 시 총액인수 방식으로 실권주를 인수한다.
당시 현대증권이 받아간 물량은 33만3924주. 여기에 상장 이전부터 투자한 전환 우선주(20만9000주)까지 합하면 현대증권의 비유와상징 보유주식수는 54만2924주(지분율 5.43%)에 달한다.
문제는 비유와상징 주가가 상장 이후 급락하면서 발생했다.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 주식시장을 흔드는 가운데 메가스터디 크레듀 등 대표 교육주들이 실적 부진으로 줄줄이 급락하자 비유와상징 또한 직격탄을 맞았다. 비유와상징 주가는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5개월여 동안 공모가격(3만3000원) 대비 63%나 떨어졌다.
현대증권이 보유한 비유와상징 지분의 평가금액 또한 기존 보통주 110억원, 우선주 71억원에서 각각 40억원과 25억원으로 줄었다. 우선주 전량을 현재 보통주로 전환한다고 가정하면 평가손실이 115억원에 달한다. IPO 주관사 수수료 몇 억원을 제외하더라도 100억원대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 관계자는 "비유와상징 보유주식을 현재 전량 보유중이며 처분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SIMPAC ANC의 IPO 주관사였던 동양종금증권도 비슷한 경우다.
올해 코스닥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SIMPAC ANC는 지난달 수요예측을 진행, 희망 공모가밴드 1만8000~2만원보다 크게 낮은 1만2000원으로 공모가를 정했다. 청약 미달을 우려한 결과다.
그러나 낮아진 공모가도 청약 미달을 막지는 못했다. 일반 청약 경쟁률은 0.56대 1에 불과했다. 주관사 동양종금증권이 떠안은 공모주는 60만5942주, 금액으로는 72억7100원어치다.
그러나 SIMPAC ANC 주가가 최근 급락하면서 이 지분에 대한 평가금액은 36억5900만원(10일 종가 기준)으로 쪼그라 들었다. 한 달 새 지분 가치가 반토막이 난 것.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당분간 SIMPAC ANC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IMPAC ANC 주식을 계속 보유할 경우 주가가 급반등하지 않는 이상 평가손실이 올 4분기 동양종금증권 손익계산서 상에 반영될 예정이다.
◆해당 종목은 물량 부담 노출
현대증권이 비유와상징으로, 동양종금증권이 SIMPAC ANC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는 못 하는 분위기다. 보유주식이 적지 않은 물량이어서 장내에서 처분할 경우 '추가 하락→추가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총액인수 물량은 바로바로 처분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들 증권사의 경우 탈출할 타이밍을 놓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또 다른 IPO 청약 미달 사태를 빚은 한텍엔지니어링의 주관사였던 굿모닝신한증권은 보유 물량 전량을 상장 직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비유와상징 물량을 대거 보유한 현대증권의 경우 올해 내에 처분하라는 방침이 내려온 것으로 안다"며 "이럴 경우 비유와상징 주가는 부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기업들이 공모주 시장 침체를 이유로 상장을 미루거나 철회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증권사들까지 IPO로 인해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어 향후 공모주 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證ㆍ동양종금證 대규모 손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비유와상징 IPO를 진행하면서 지금까지 110억원 가량의 평가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 청약 물량 상당수가 소화되지 않아 주관사였던 현대증권이 총액인수 방식으로 잔량을 받아갔지만 주가가 폭락한 탓이다.
상장 이전 비유와상징은 코스닥의 교육 대장주 메가스터디와 비견될 만큼 기대를 모았다. 작년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658억원과 198억원으로 실적도 좋았다. 그러나 지난 6월 IPO 과정에서 진행된 비유와상징의 일반 청약 경쟁률은 0.67대 1에 불과했다. 공모주 시장이 작년 말부터 극심한 침체기에 들어선 영향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일반 청약이 미달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이에 따라 실권 물량은 고스란히 주관사인 현대증권에 넘어갔다. 기업 IPO의 주관사를 맡은 국내 증권사는 대부분 청약 미달 시 총액인수 방식으로 실권주를 인수한다.
당시 현대증권이 받아간 물량은 33만3924주. 여기에 상장 이전부터 투자한 전환 우선주(20만9000주)까지 합하면 현대증권의 비유와상징 보유주식수는 54만2924주(지분율 5.43%)에 달한다.
문제는 비유와상징 주가가 상장 이후 급락하면서 발생했다.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 주식시장을 흔드는 가운데 메가스터디 크레듀 등 대표 교육주들이 실적 부진으로 줄줄이 급락하자 비유와상징 또한 직격탄을 맞았다. 비유와상징 주가는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5개월여 동안 공모가격(3만3000원) 대비 63%나 떨어졌다.
현대증권이 보유한 비유와상징 지분의 평가금액 또한 기존 보통주 110억원, 우선주 71억원에서 각각 40억원과 25억원으로 줄었다. 우선주 전량을 현재 보통주로 전환한다고 가정하면 평가손실이 115억원에 달한다. IPO 주관사 수수료 몇 억원을 제외하더라도 100억원대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 관계자는 "비유와상징 보유주식을 현재 전량 보유중이며 처분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SIMPAC ANC의 IPO 주관사였던 동양종금증권도 비슷한 경우다.
올해 코스닥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SIMPAC ANC는 지난달 수요예측을 진행, 희망 공모가밴드 1만8000~2만원보다 크게 낮은 1만2000원으로 공모가를 정했다. 청약 미달을 우려한 결과다.
그러나 낮아진 공모가도 청약 미달을 막지는 못했다. 일반 청약 경쟁률은 0.56대 1에 불과했다. 주관사 동양종금증권이 떠안은 공모주는 60만5942주, 금액으로는 72억7100원어치다.
그러나 SIMPAC ANC 주가가 최근 급락하면서 이 지분에 대한 평가금액은 36억5900만원(10일 종가 기준)으로 쪼그라 들었다. 한 달 새 지분 가치가 반토막이 난 것.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당분간 SIMPAC ANC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IMPAC ANC 주식을 계속 보유할 경우 주가가 급반등하지 않는 이상 평가손실이 올 4분기 동양종금증권 손익계산서 상에 반영될 예정이다.
◆해당 종목은 물량 부담 노출
현대증권이 비유와상징으로, 동양종금증권이 SIMPAC ANC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는 못 하는 분위기다. 보유주식이 적지 않은 물량이어서 장내에서 처분할 경우 '추가 하락→추가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총액인수 물량은 바로바로 처분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들 증권사의 경우 탈출할 타이밍을 놓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또 다른 IPO 청약 미달 사태를 빚은 한텍엔지니어링의 주관사였던 굿모닝신한증권은 보유 물량 전량을 상장 직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비유와상징 물량을 대거 보유한 현대증권의 경우 올해 내에 처분하라는 방침이 내려온 것으로 안다"며 "이럴 경우 비유와상징 주가는 부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