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제조법 넘겨주고 `로열티' 수억원 받기도

사기 도박에 쓰이는 트럼프 카드를 만들어온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임수빈 부장검사)는 11일 특수 콘택트렌즈 또는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어떤 패인지 알 수 있도록 한 카드와 화투를 만들어 유통해온 혐의(상표법 위반 등)로 이모(49) 씨와 유모(40) 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이씨의 동생(44)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 형제 등은 2007년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수도권 외곽에 공장을 차려놓고 `무늬목'이라고 불리는 사기 도박용 카드 2만6천400개를 만들어 이 중 상당량을 시중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는 2007년 7월 중국에서 자신이 만든 사기 도박용 카드를 읽을 수 있는 콘택트렌즈 2천개를 밀수입해 유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씨는 또 중국으로 건너가 염료 배합 기술 등 자신의 사기용 카드 제조 비법을 가르쳐주고 `로열티' 명목으로 매달 수천만원씩, 모두 수억원을 벌어들였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들이 만든 사기용 카드는 뒷면에 특수 형광 안료로 무늬와 숫자가 그려져 있어 그에 맞는 렌즈를 착용하거나 적외선 카메라로만 이를 알아볼 수 있었다.

유 씨는 화투판에서 이같은 사기용 카드ㆍ화투가 횡행하자 기존의 콘택트렌즈와 적외선 카메라로는 식별이 안 되는 신형 적외선 카메라용 카드를 개발했는데, 시중에서 12개 한 세트에 100만원의 비싼 값에 거래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을 뿐 아니라 미국의 업자로부터 주문을 받기도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씨 등은 10년 동안 사기 도박용 카드를 만들어온 국내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라며 "속칭 타짜들이 도박을 할 때 이들이 만든 사기 도박용품을 많이 이용하고 있어 도박을 하면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