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시장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주말 미국 증시의 상승에 힘입어 강세로 장을 시작했지만 수급에 따라 지수가 갈대처럼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다 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리면서 시장에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간단히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를 크게 보자면 '정책 효과 기대감'이라는 감정적인 측면과 '실물경제 우려'라는 현실적인 측면에서 계속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서동필 연구원은 "미국 실업률이 엉망으로 발표됐고 앞으로 얼마나 좋아질지 장담할 수 없다"며 "이렇게 되면 소비부진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거시경제 변수는 지수의 추가 상승을 막는 장애물이 돼 하단에 대한 테스트가 계속 일어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조정폭을 보면 언제든지 기술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짧은 호흡의 매수를 고려할 수 있다고 서 연구원은 평가했다. 즉 이성이 지수 상단을 막고 감성이 하단을 막는 장세가 펼쳐진다는 것이다.

메리츠증권도 미국 신정부에 대한 기대와 실질경제 악화의 불안감이 혼재하는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정부 취임 후 발표할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부동산 시장과 고용지표, AIG 및 제조업체들의 유동성 소진 정도를 감안하면 아직 사정은 녹록하지만은 않다는 지적이다.

유진투자증권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생각 이상으로 급격한 패턴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은 잃은 점이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단 진정국면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얻은 점"이라고 평가했다.

조금 뜬금없는 얘기지만, 제인 오스틴의 '센스 앤 센서빌리티'에서 '이성과 감성'으로 상반된 성격을 보였던 두 자매는 각자가 모자라던 점을 알아가는 과정을 겪은 후 나름의 행복을 찾게 된다.

실물경제가 위축될 것이라는 냉정한 이성과 나아지고 있는 신용위기 상황이나 각국 정부 정책에 대한 희망이라는 감성 사이에서 과연 국내 증시도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