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비중 커져 '심리적 쏠림' 심화
기관 매수세 취약…수급공백 키워


국내 증시의 출렁임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내릴 때는 물론 오를 때도 코스피지수의 몸놀림이 가벼워진 이유는 무엇보다 수급상의 공백이 크고 심리적 '쏠림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의 장중 변동폭은 평균 60.52포인트에 달했다. 100포인트가 넘는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던 한 주 전에 비해서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국내 증시의 일중 변동성은 아시아 증시 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2~3년간의 거래량 추이를 살펴보면 1300선 이하에서 거래된 물량 비중이 가장 낮다"며 "이는 적은 물량에도 아래위로 지수 변동폭을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올 들어 900~1300선 사이에서 거래된 주식 비중은 연간 거래량의 19.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 연구원은 "거래가 뜸한 상황에서 개인과 외국인의 투매가 지수 낙폭을 키웠던 것처럼 반등 국면에서는 매수 세력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최근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아진 점도 변동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 내 개인들의 매매비중은 거래대금을 기준으로 66.6%에 달한다.

지난달 중순 40%대로 낮아졌던 개인 비중이 한 달도 채 안 돼 급격히 늘어났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는 심리나 분위기에 편승하는 경향이 높아 지수 등락에 따른 쏠림현상이 심해지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반등을 예상하고 저가 매수에 나서는 '스마트머니'의 유입은 반등시 지수가 한 단계 레벨업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추세적으로 상승하기 전까지는 단타매물로 나올 수 있어 주가변동폭을 키울 것이란 분석이다.

기관들의 매수세가 취약한 것도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박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잦아들고 기관들도 간간이 매수에 가담하면서 수급구조가 개선되고 있지만 기관들이 아직 적극적인 '사자'에 나서지는 않고 있어 지수가 밀릴 때 하단을 받쳐주는 힘이 약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가 한 차례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신용융자 잔액이 급감하는 등 증시를 둘러싼 리스크 요인들이 완화되고 있어 향후 증시 변동성이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