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경찰에 붙잡힌 조계사 촛불집회 수배자들은 검거 당시 호텔에서 '화투판'을 벌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박원석(38)ㆍ한용진(44)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등 5명은 이날 오전 0시38분께 강원 동해시 묵호동에 있는 한 호텔에 들어가 3층과 4층에 있는 방 2개에 나눠 투숙했다.

이들 수배자 중 1명은 얼마 뒤 1층 호텔 프런트를 찾아와 '화투'를 달라고 요구했고 여종업원 A(25)씨가 "손님에게 화투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거절하자 이 수배자는 호텔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 수배자가 나간 지 얼마 안 돼 자신을 '경찰 강력계' 소속이라고 밝힌 형사가 호텔에 들어와 방금 나간 남자와 일행이 있는지를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고, A씨는 투숙객들이 화투를 달라고 한다며 프런트에 개인용으로 가지고 있던 화투를 수배자들에게 갖다주며 자세한 투숙객 명수를 확인해줬다.

30여분 뒤 경찰은 형사 8명을 3층과 4층에 투입해 방에서 화투를 치던 3명 등 수배자 4명을 체포했다.

앞서 호텔을 빠져나갔던 나머지 수배자 1명은 이미 경찰에 붙잡힌 상태였다.

A씨는 "호텔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돼 한 명이 내려오더니 고스톱(화투)을 달라고 해 손님들에게 화투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했다"면서 "가족들이 놀러 와도 화투를 주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수배자들이 투숙한 호텔은 시내와 좀 떨어진 외곽에 있으며 바닷가와 도보로 15분, 차량으로는 5분 가량 떨어진 곳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검거한 수배자들을 승합차 등 차량 4∼5대 나눠 태워 곧장 서울로 압송했으며 이들을 수배한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