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서 살아남기 위한 대학개혁 팁

"우수 학생을 찾고,뽑고,양성하는 모든 과정에서 과거의 방식은 잊어라."

5~6일 이틀 동안 진행된 '글로벌 인재포럼 2008' 대학교육 세션에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학 개혁 전략들이 쏟아졌다. 특히 전날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 후보의 교육정책이기도 한 소외계층의 영재를 발굴하는 '리치아웃 프로그램'은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학생선발 게임에서 이겨라

미국 보스턴대학 입학과장으로 재직 당시 지원자 수를 3배 이상 늘려 주목을 받은 존잭 맥과이어씨(교육컨설팅업체 맥과이어어소시엇 대표)는 "1970년대 처음 도입되기 시작한 입학관리(Enrollment Management) 개념이 이제서야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며 "학생선발에 경영적 기법을 도입한 입학관리는 결국 대학 마케팅"이라고 강조했다.

맥과이어 대표는 입학관리는 '커뮤니티의 커뮤니티(Community of Community)'라는 새로운 공식(EM=C2)을 소개했다. 그는 "커뮤니티의 커뮤니티라는 의미는 대학이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하고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대학 마케팅에서의 핵심은 이들 커뮤니티"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고등학교,졸업 동창회,지역사회 등 최소 15개 이상의 다양한 커뮤니티가 포함된다.

오바마 당선인에게 한 표를 던지고 오느라 이날 오전에야 포럼 행사장에 도착했다고 밝힌 그는 "오바마 당선인의 교육정책 중 하나인 리치아웃 프로그램 역시 소외계층의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치아웃 프로그램은 영재교육 프로그램에 관심이 없거나 여건이 안 돼 발굴되지 않은 영재들을 찾아내 육성한다는 의미다.

김경범 서울대 입학사정 고문교수는 "과거 대입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많이 뽑는 게임이었다면 이제는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의 능력을 가진 '베스트 포트폴리오 게임'"이라며 "소외계층 등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인재를 선발해 최상의 조합으로 만드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대학강의 완전 공개로 질 높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중심으로 전 세계 75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는 개방형 온라인 교육 컨소시엄인 오픈코스웨어(Open Course Ware)는 새로운 대학교육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마셜 스미스 윌리엄&플로라 휼렛재단 교육프로그램 이사는 "MIT는 2001년부터 오픈코스웨어 사이트를 열어 지금까지 1800여개 코스의 강의 동영상은 물론 강의노트,참고자료,독서목록 등을 전 세계인에게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면서 "원하는 사람에겐 모든 자료가 공개되기 때문에 교수진의 자질까지 향상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현재 참여 대학은 한국의 고려대를 포함해 75개교로 원하는 대학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오픈코스웨어 사례는 학생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려는 대학의 모범으로 꼽히고 있다는 게 스미스 이사의 주장이다. 그는 "대학의 이 같은 노력을 제3의 기관을 통해 객관적으로 평가하려는 시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사이에 논의되고 있다"면서 "2013년께는 OECD에 속하지 않은 국가의 대학들에 대한 평가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교육기관 스스로가 혁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프랑스 실패에서 교훈을

프랑스 대학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혔다. 장 로베르 피트 소르본대학 전 총장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교육개혁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에서는 여전히 대학의 등록금 인상이 불법이고 학생 선발권도 없다"며 "개인적으로는 '멍청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좋은 시설과 우수한 교수진 자율 및 경쟁 시스템이 결국 각 분야별 그랑제콜(전문인력 양성대학)을 우수 인력 양성소로 만든 원동력"이라며 "다행히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해 8월부터 총장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고 자율성과 책임을 강조하고 있어 변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리 페트리노스 세계은행 교육팀장은 "이제 주립대 등도 민간부문에서 자금을 유치해 각 대학만의 차별화된 인재를 양성하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선화/류시훈/문혜정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