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의 피크닉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땐 어떤 와인이 좋을까. 집들이 손님을 대접할 때 어떤 와인을 내놓으면 점수를 딸까. 셀 수 없이 종류가 많고,가격대도 천차만별인 와인.전문가가 아닌 이상 각 상황에 맞는 와인을 선뜻 고르기란 쉽지 않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국내 대표적인 소믈리에 3인으로부터 상황별 베스트 와인을 추천받았다. 가격대는 큰 부담이 없도록 2만~6만원으로 국한했다.


삼겹살 등 구이음식엔 보졸레 누보

◆피크닉 와인(인터컨티넨탈 호텔 엄경자 소믈리에)

피크닉의 특성상 장소가 야외인만큼 고가 와인은 필요하지 않다.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와인이면 된다. 소풍하면 떠오르는 김밥이나 유부 초밥엔 로제 와인이 적당하다. 과일 향이 풍부해 포도주스를 마시는 듯한 상큼함과 와인 특유의 타닌도 느낄 수 있기 때문.특히 프랑스 르와르 지역의 앙주 마을의 '도멘 드 트로티에르'에서 생산하는 '로제 당주 2006'(2만5000원)은 딸기,라즈베리 등 과일 향이 매력적이다.

삼겹살이나 소시지 등의 구이 음식엔 보졸레 누보를 추천한다.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이면 보졸레 누보는 그 해 수확한 포도로 가장 먼저 만든 와인이다. '가메'라는 포도 품종으로 만들며 체리,바나나 등의 과일향이 풍부하며 부드러운 타닌과 신선함 느낌이 삼겹살과 같은 기름진 육류 요리에 잘 어울린다. '조르쥐 뒤뵈프 보졸레누보 2008'(2만6000원)가 대표적이다. 스시 도시락을 가져간다면 생선 살의 신선함을 살릴 수 있는 화이트 와인을 준비한다. 오크 향이 진한 신대륙의 샤르도네 품종보단 망고,파인애플 등 열대 과일 향이 풍부한 소비뇽 블랑으로 만든 '빌라 마리아'(4만9000원)가 제격이다.


샤르도네 품종 흰살 생선과 잘 어울려

◆레스토랑 와인(롯데호텔 공승식 소믈리에)

먼저 생선은 색깔에 따라 와인 선택하는 방법이 틀린다. 농어,대구,광어 등 흰 생선살에는 샤블리 지역의 와인이나 부르고뉴 지역의 샤르도네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잘 어울린다. 연어,송어와 같은 붉은 생선살 경우에는 샤르도네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나 쇼비뇽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잘어울린다. 추천 와인으로는 '조셉 드루앵 샤블리 네콜트'(5만2000원).이 와인은 풍부한 바닐라 향과 숲속의 나무향이 생선의 단백한 맛을 한층 더 입맛을 돋궈준다.

스테이크는 육질이 질긴 육류에는 향이 강한 레드 와인을 마셔야하고,육질이 부드러운 육류에는 과일향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레드 와인이 어울린다. 등심 스테이크 요리에는 나파벨리의 '클로 뒤 부아 카베르네 쇼비뇽'(5만1000원)을 추천한다. 과일 향과 오크향이 잘 어우러졌다. 특히 부드러운 타닌과 균형 잡힌 맛이 일품.마지막으로 주의할 점 하나. 위 가격은 일반 판매가로 레스토랑은 이보다 더 높기 때문에 주문 전 반드시 가격을 확인해야 한다.


매운 양념 많이 썼다면 스파클링와인

◆한식과 함께 하는 와인(리츠칼튼 은대환 소믈리에)

한식은 일반적으로 식재료 자체의 맛을 그대로 살린 요리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맛이 무겁지 않은 와인이 적격.피노누아 품종이나 산지오베제 같이 타닌이 많지 않고 산미가 좋은 와인이 좋다. 최근 소개된 칠레 베란다사(社)의 '피노누와'(5만7000원)나 '카스텔로 디 퀘르체토'사의 '키안티 클라시코 2005'(3만8000원)가 한식과 잘 어울린다.

하지만 쇠고기가 들어간 요리가 있다면 맛이 진한 와인을 마셔야 한다. 특히 쇠고기를 이용한 찜 요리에는 과일향의 와인이 좋으며 대표적으로는 칠레 '콘차이 토로'사의 '마르케스 메를로'(6만원)를 추천할 만하다. 또 한식에 많이 사용되는 매운 양념에는 기포가 있는 스파클링 와인을 곁들이는 것이 좋다. 대표적으로는 스페인 '카스틸로 디 몽블랑'사의 '카바 브뤼'(2만8000원)가 있다. 이밖에 사과와 배,단감 같은 제철 과일에 어울리는 와인에는 호주 '제이콥스 크릭'사의 '로제 스파클링'(2만9000원)가 맛볼 만 하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