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에 선다는게 무리한 건가요. 정말 묻고 싶어요"….

가수 인순이가 3일 오후 서울 종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대중가수를 외면하는 전문 공연장의 현실'이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심경을 토로했다.

인순이는 "노래하는 것보다 훨씬 더 떨린다"며 "어제도 고민을 많이 했다. 내 꿈에 대한 얘기를 어떻게 해야할지 잠을 못 이룰정도였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예술의전당 앞을 지날때마다 무대에 서고 싶었다. 조용필 선배님도 공연 하셨기 때문에 '나도 될꺼다'는 생각을 했다"며 공연대관을 신청한 계기를 설명했다.

지난 10월 1일 인순이는 2009년 10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을 열기 위해 대관신청을 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15일 경합의 탈락이란 이유로 대관 불허 통보를 받았다. 2007년에도 대관신청 한 바 있어 올해로 두번째 대관 불허 통보를 받게 됐다.

인순이는 "왜 안되는 것인지 그 이유만 알면 '아 그렇구나' 하고 손을 털고 일어섷 수 있다. 내가 무지해서 그런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기준을 밝혀준다면 노력을 해서 맞출텐데, 오페라극장가 대중가수들에게만 문턱이 높은거 같다"고 밝혔다.

이날 인순이는 기자회견 내내 "왜 안되는 것일까. 알고 싶다"며 취재진들에게 여러번 되묻곤 했다.

일부 네티즌들의 '조용필과 같은 레벨로 올라서려는게 아니느냐'는 시선에 대해 인순이는 "조용필, 패티김 모두 나의 롤모델이다. 그분들이 한 길을 뒤따라 갈거다"고 전했다.

이어 "메번 체육관에서 공연하기 일쑤인데, 그보다 무대짜임새, 음향시설 등이 좋은 곳에서 관객들과 함께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고, 이 자리까리 오게됐다"고 밝혔다.

끝으로 인순이는 대중가수들이 설 수 있는 좋은 무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순이는 "외국에 나가면 정말 좋은 극장에서 공연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대접을 못받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대중가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아껴주고 밀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회장 안정대, 대한가수협회 회장 송대관, 통엔터테인먼트 대표 임철빈, 지앤지프로덕션 황인영 이사 등이 참석해 인순이에게 힘을 실어줬다.

디지털뉴스팀 김시은 기자 showtime@hankyung.com

사진 = 김기현 기자 k2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