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땐 日최대 전자업체 부상…태양전지 등 사업확대 포석

일본의 간판 전자업체인 파나소닉(옛 마쓰시타전기)이 산요전기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2일 보도했다.

파나소닉이 산요전기를 인수하면 연 매출이 11조엔(약 140조원)을 넘어 히타치제작소(매출 10조9000억엔)를 제치고 일본 최대 전자업체로 부상한다. 지난달 1일 마쓰시타전기에서 회사 이름을 바꾼 파나소닉은 태양전지와 충전지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는 산요전기를 인수해 앞으로 환경 분야 사업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소닉은 이를 위해 산요전기의 대주주인 미쓰이스미토모은행,다이와증권SMBC그룹,미국의 골드만삭스 등과 조만간 교섭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들 3사는 산요전기 우선주를 약 4억3000만주 갖고 있다. 현 주가 기준으로 6200억엔에 달한다. 이 우선주는 1주당 산요전기 보통주 10주로 바꿀 수 있다. 파나소닉이 이들의 우선주를 모두 인수할 경우 전체 지분의 70%가량을 갖게 된다.

파나소닉은 산요전기 지분 50% 이상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연내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파나소닉은 산요전기의 주력 분야인 태양전지 충전지 등 전지사업을 인수함으로써 향후 기업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요전기는 PC나 휴대폰 등에 쓰이는 리튬이온전지 분야에서 세계 1위다.

최근 일본에선 전자업체들이 사업별 합종연횡을 한 경우는 있지만 파나소닉이나 산요전기처럼 거대 기업의 인수ㆍ합병(M&A)이 이뤄진 적은 없다. 때문에 파나소닉이 산요전기를 인수하면 세계 경기가 후퇴하고 있는 가운데 전자업체의 산업재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산요전기는 2004년부터 경영이 악화돼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 금융 3사가 우선주 형태로 자본을 투입한 뒤 경영정상화를 추진해왔다. 작년 결산에선 매출 2조178억엔에 영업이익 761억엔을 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파나소닉은 음향ㆍ영상(AV)기기와 백색가전은 물론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등 사업 영역이 폭넓다. 지난해 매출 9조689억엔,영업이익 5195억엔을 기록했다. 산요전기는 마쓰시타전기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처남인 이우에 도시오가 마쓰시타에서 퇴사해 1947년 창업한 회사다. 본사도 마쓰시타와 같은 오사카 인근에 있어 두 회사는 과거부터 인연이 많았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