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은 외화자금난에 시달리는 국내 금융시장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1500원 선에 육박한 원·달러 환율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환위기를 막을 정도로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냐는 논란도 종식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스와프 체결은 우선 환율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은행권의 외화 자금난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올랐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투기세력"이라며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된 이상 이들이 기승을 부리기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통화스와프 체결로 가용 달러가 늘어난 만큼 외환시장에서 투기세력이 공격할 여지가 줄어든다는 얘기다.

정부와 한은은 최근 수출입은행에 달러를 제공하고 외환스와프 방식의 경쟁 입찰을 통해 달러를 풀고 있는데,국내 외화자금 사정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1개월물 외환스와프 포인트의 경우 지난 9월 초만 해도 플러스(+)였지만 9월 중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신청 이후 마이너스(-)로 돌아서 아직까지 달러 경색이 풀리지 않고 있다. 외환스와프 포인트가 마이너스이면 외화자금 사정이 나쁘다는 의미다. 하지만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로 외화자금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책임연구원은 "통화스와프 체결로 한국의 CDS(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 프리미엄이 떨어지고 그러면 은행들의 외화 조달 금리도 자연스럽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외환시장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풀리지 않는 한 한계가 있다"며 "전 세계 유동성 위기가 어느 정도 풀려야 외화자금 사정도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은 세계 6위의 외환보유국으로 지난 9월 말 기준 2397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외환보유액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제기해왔다. 일부 외신에서는 한국이 또다시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다는 식의 보도를 내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논란이 쑥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원화를 맡기고 미국에서 달러를 끌어다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지금 호주가 한국보다 펀더멘털(기초여건)은 훨씬 안 좋은데 우리에 대해서만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며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외신에서 자주 언급하는 위기설도 잠잠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주용석/유승호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