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나는 변호사 대신 분필…'司試의 달인'으로 통하는 류정 변호사 "제자 법조인 수천명…선생님으로 불릴때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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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 정원이 300명이었던 1991년.개인 변호사 사무실 간판만 내걸어도 의뢰인들이 몰리던 그 시절에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한 변호사는 남들과 다른 길을 갔다. 형님으로 모시던 30,40대 '고시낭인'들이 몇 년 동안 절에 틀어박혀 공부해도 계속 낙방하는 현실에서 '남들이 가지않은 길'은 본 결과다. 26세 때다. 그는 자신만의 공부 비법을 들고 수염이 덥수룩한 형님들 앞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배출한 '제자' 법조인만 해도 수천명이 넘는다는 사법시험의 '달인' 류정 변호사(44)가 그 주인공.류 변호사는 신림동 고시촌과 학원가의 스타 강사다. 사법시험을 앞두고 열리는 그의 특강에는 보통 1000여명의 학생들이 몰린다고 한다. 그의 인기를 반영,그가 펴낸 '민법 조문판례'와 '새시대 가족법' 등 20여권의 책에서 연간 1억여원의 인세수입이 생기고 있다고.그는 친구들과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으나 베리타스학원 다산로스쿨에서 강의하는 게 본업이다.
류 변호사가 본업을 제쳐두고 고시촌 명강사가 된 사연이 궁금했다. "아버지도 사법시험을 준비하셨는데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셨어요. 늘상 마음에 걸렸습니다. 시험에 붙은 뒤에 제 주변의 '고시낭인'선배들에게 내가 공부한 방식을 알려주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게 벌써 18년이 됐네요. "
그러나 강의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다고.무엇보다 수많은 예비 법조인들에게 법을 공부하는 진정한 의미를 심어줄 수 있는 게 매력적이라고 류 변호사는 말했다. "법조인은 특권 의식에 사로잡혀 있어서는 안됩니다. 국민이 권한을 준 것이죠.그런 만큼 국민에 봉사하는 정신을 가지고 법조인 생활을 해야 합니다. 그런 저의 신념을 학생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한 명의 의뢰인만을 위해 일하는 변호사 역할만 했다면 느낄 수 없었던 기쁨이죠."
그가 스타강사로 자리매김하게 된 비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류 변호사는 '원전에 충실하라'고 강조한다. 그는 "여러가지 책과 판례집을 가지고 공부하지만 법조인의 가장 기본은 법 조문"이라며 "법 조문을 완벽하게 암기할 정도로 이해하고 나면 두뇌 속에 법 체계가 잡히기 때문에 공부하기가 훨씬 편해진다"고 강조했다. 실제 그는 민법 1118개의 조문을 줄줄이 외우고 있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동안 신림동 고시촌은 어떻게 변했을까. 그는 요즘 고시준비생들은 과거의 고시생들에 비해 수준이 낮아졌다고 꼬집었다. 예전에는 국가관과 직업관이 분명한 사람들이 사법시험을 준비했는데 요즘엔 경제적인 이유로 고시촌을 찾는 학생이 많아졌다는 것.류 변호사는 "학생들의 연령이 낮아진 탓도 있지만 사교육에 익숙한 세대이다 보니 떠먹여주는 강의를 바라는 학생들이 많다"며 "법률적 문제 해결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다면 법조인의 수준이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스쿨이 도입되는 등 법조인 양성시스템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지만 류 변호사는 자신의 강의를 원하는 학생이 있는 한 끝까지 강의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학교든 학원이든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마다하지 않을 겁니다. 나에게 배우고 싶다는 학생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끝까지 강의를 할거예요. 변호사보다는 선생님으로 불리는 게 더 행복하니까요."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
지금까지 배출한 '제자' 법조인만 해도 수천명이 넘는다는 사법시험의 '달인' 류정 변호사(44)가 그 주인공.류 변호사는 신림동 고시촌과 학원가의 스타 강사다. 사법시험을 앞두고 열리는 그의 특강에는 보통 1000여명의 학생들이 몰린다고 한다. 그의 인기를 반영,그가 펴낸 '민법 조문판례'와 '새시대 가족법' 등 20여권의 책에서 연간 1억여원의 인세수입이 생기고 있다고.그는 친구들과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으나 베리타스학원 다산로스쿨에서 강의하는 게 본업이다.
류 변호사가 본업을 제쳐두고 고시촌 명강사가 된 사연이 궁금했다. "아버지도 사법시험을 준비하셨는데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셨어요. 늘상 마음에 걸렸습니다. 시험에 붙은 뒤에 제 주변의 '고시낭인'선배들에게 내가 공부한 방식을 알려주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게 벌써 18년이 됐네요. "
그러나 강의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다고.무엇보다 수많은 예비 법조인들에게 법을 공부하는 진정한 의미를 심어줄 수 있는 게 매력적이라고 류 변호사는 말했다. "법조인은 특권 의식에 사로잡혀 있어서는 안됩니다. 국민이 권한을 준 것이죠.그런 만큼 국민에 봉사하는 정신을 가지고 법조인 생활을 해야 합니다. 그런 저의 신념을 학생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한 명의 의뢰인만을 위해 일하는 변호사 역할만 했다면 느낄 수 없었던 기쁨이죠."
그가 스타강사로 자리매김하게 된 비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류 변호사는 '원전에 충실하라'고 강조한다. 그는 "여러가지 책과 판례집을 가지고 공부하지만 법조인의 가장 기본은 법 조문"이라며 "법 조문을 완벽하게 암기할 정도로 이해하고 나면 두뇌 속에 법 체계가 잡히기 때문에 공부하기가 훨씬 편해진다"고 강조했다. 실제 그는 민법 1118개의 조문을 줄줄이 외우고 있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동안 신림동 고시촌은 어떻게 변했을까. 그는 요즘 고시준비생들은 과거의 고시생들에 비해 수준이 낮아졌다고 꼬집었다. 예전에는 국가관과 직업관이 분명한 사람들이 사법시험을 준비했는데 요즘엔 경제적인 이유로 고시촌을 찾는 학생이 많아졌다는 것.류 변호사는 "학생들의 연령이 낮아진 탓도 있지만 사교육에 익숙한 세대이다 보니 떠먹여주는 강의를 바라는 학생들이 많다"며 "법률적 문제 해결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다면 법조인의 수준이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스쿨이 도입되는 등 법조인 양성시스템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지만 류 변호사는 자신의 강의를 원하는 학생이 있는 한 끝까지 강의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학교든 학원이든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마다하지 않을 겁니다. 나에게 배우고 싶다는 학생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끝까지 강의를 할거예요. 변호사보다는 선생님으로 불리는 게 더 행복하니까요."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