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편입목표 42조중 33조 사들여 … 불안한 증시 '버팀목' 기대

국민연금은 연말까지 9조원 상당의 주식 추가 매수 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국민연금의 주식 보유 금액도 덩달아 낮아져 그만큼 매수 여력이 늘어난 덕분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매수세가 취약한 증시의 수급구조를 받치는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8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로써 연기금은 지난 20일부터 8거래일 연속으로 모두 1조6610억원의 주식을 사들이며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연기금은 이 기간에 업종 대표주를 주로 매수했다. 삼성전자를 2114억원어치 사들여 매수 규모가 가장 컸으며 포스코(1600억원) KB금융(890억원) 신한지주(851억원) 한국전력(71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코스닥 대장주인 NHN도 21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같은 연기금의 주식 매수세는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기준으로 250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국민연금은 연기금의 매매에서 9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홍성기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략실장은 "국민연금의 주식 편입 비중은 주식 수가 아니라 평가 금액 기준"이라며 "지난 7월까지 전체 기금의 17%인 올해 주식 편입 비중 목표치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증시가 급락하면서 주식 편입 비중도 전날 기준으로 12% 선까지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전체 한도는 목표치(17%)를 기준으로 할 때 42조원 정도로 파악된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현재 국민연금의 주식 편입 규모는 33조원가량으로 연말까지 추가로 9조원 정도의 주식을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대해 홍 실장은 "17%는 계획치이며 아래위로 5%포인트씩 재량에 의해 주식 비중을 조절할 수 있지만 최근 주식 비중이 과도하게 낮아졌고 코스피지수가 1000선 아래로 떨어져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며 "기금 운용 기준에 지수별 밴드마다 자금 집행 규정이 따로 나와 있어 이 기준에 따라 자금을 집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연금이 주식 편입 비중을 현재 12%에서 1%포인트 높이면 연말까지 1조7600억원가량의 추가 매수세가 발생한다. 상한선인 22%까지 높일 경우 17조원 이상의 추가 매수 여력이 생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증시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작년에 30조원어치의 주식을 편입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으나 실제로는 33조원 이상의 주식을 편입했다"며 "올해는 증시가 급락한 만큼 주식 편입 비중을 17%보다 더 높일 가능성이 높아 국민연금이 수급이 꼬인 증시의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