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닷새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10년5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인 지난 24일보다 18.5원이 상승한 1442.5원으로 마감됐다. 환율이 종가기준 1442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1998년 5월18일(1444원)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 5거래일동안 127.5원이 급등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말 미 증시 폭락에도 불구, 외환당국의 환율 안정의지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능성 대두로 지난 24일보다 4원이 하락한 1240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이후 매도물이 출회되면서 44원이 급락한 138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행 5.00%에서 4.25%로 0.75%p 인하 소식이 전달된 뒤 당국의 개입이 느슨해지면서 환율이 반등하며 약보합선가지 치고 올라왔다.

그러나 환율하락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10시20분이 지나면서 결제수요 등이 들어와 상승반전한 뒤 상승폭을 늘려 나갔다.
이날 주식시장에선 종합주가지수가 막판 상승세로 반전됐지만 외국인들이 이날도 32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도해 환율 상승을 견인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선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24일보다 7.70p 오른 946.45로 마감됐으며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49p 하락한 261.19로 마감됐다.

특히 최근 장외거래를 통해 필요한 달러 매수에 나서던 자산운용사들이 지난주 후반부터 다시 장내에서 달러 매수 강도를 키우며 환율 상승을 거들고 나섰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당국이 잇따라 시장 안정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한은의 기준금리인하 영향은 직접적으로는 별로 없었다"면서 "1000선이 붕괴된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야만 환율 시장도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엔화의 초 강세 국면이 이어지면서 원엔 환율은 오후 4시8분 현재 100엔당 1552.54원대로 급등하며 사상최고치를 하루 만에 경신하고 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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