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0대 선사 유적순례기 '뜰앞의 잣나무' 출간 … "禪僧의 눈꺼풀이 茶나무가 됐다는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불교를 소재로 한 소설과 산문을 써온 정찬주씨(55)가 달마 대사를 비롯한 중국 선종 10대 선사들의 유적지 순례기 <뜰앞의 잣나무>(미들하우스)를 출간했다.
저자는 중국선의 종조인 초조달마로부터 선의 황금시대를 연 육조 혜능까지,그리고 마조,조주,임제,운문선사 등의 수행처와 전법의 현장을 찾아 허베이(河北) 허난(河南) 안후이(安徽) 후베이(湖北) 광둥(廣東)까지 2000㎞를 종단했다.
달마가 면벽수행했던 소림사의 달마동굴,삼조 승찬이 <신심명>을 저술했던 삼조사,육조 혜능이 <육조단경>을 설한 대감사와 남화선사,'무(無)'자 화두로 유명한 조주의 백림선사,부처가 무엇이냐고 묻자 '마른 똥막대기'라고 했던 운문 스님의 운문사,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라고 했던 임제 스님의 임제사….
역대 선사들의 발자취를 6년에 걸쳐 세 차례나 답사한 작가는 정갈한 문체 뿐만 아니라 달마의 <이입사행론>,승찬의 <신신명>,혜능의 <육조단경> <마조어록> <조주어록> 등 조사들이 남긴 선어록과 선의 역사를 풍부하게 인용하면서 중국 선의 전개 과정을 흥미롭게 설명한다. 현지 스님들 인터뷰와 꼼꼼한 현장 조사 등으로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소림사 탑림에선 우리의 고승으로 추정되는 김무용(金無用) 스님의 탑을 최초로 발견해 사진과 함께 그 내용을 소개했다. 또 육조 혜능이 방아를 찧을 때 하중을 늘리기 위해 허리에 맸던 추요석(墜腰石)과 말년에 신었던 버선 등의 유품을 사진에 담아 처음으로 공개했다.
또 달마 대사가 9년 면벽을 하면서 졸음이 오면 눈꺼풀을 뜯어 문밖에 던졌는데 그것이 차나무가 됐다는 전설로부터 삼조 승찬이 <신심명>을 지으면서 마셨다는 삼조차,사조사에서 전해지는 황매차,육조 혜능이 만들어 마신 육조점차가 지금도 광둥지방의 특산차라는 사실 등을 통해 선차(禪茶)의 전통을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조주 스님의 백림선사에서는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 무엇입니까(祖師西來意)'라는 물음에 '뜰앞의 잣나무니라(庭前柏樹子)'라고 한 것이 사실은 잣나무가 아니라 측백나무라고 소개한다. 실제로 백림선사에는 측백나무 고목들이 여럿 서 있다. 그러나 선가에서 그냥 잣나무라고 하는 것은 이름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는 "단순한 기록자나 선의 해설자가 아니라 순례자,구도자로서 스스로의 삶을 바꿀 만한 발심(發心)을 일으킨 여정이었다"며 "선 기행은 자기를 찾아 떠나는 징검다리"라고 말했다. 336쪽,1만5000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저자는 중국선의 종조인 초조달마로부터 선의 황금시대를 연 육조 혜능까지,그리고 마조,조주,임제,운문선사 등의 수행처와 전법의 현장을 찾아 허베이(河北) 허난(河南) 안후이(安徽) 후베이(湖北) 광둥(廣東)까지 2000㎞를 종단했다.
달마가 면벽수행했던 소림사의 달마동굴,삼조 승찬이 <신심명>을 저술했던 삼조사,육조 혜능이 <육조단경>을 설한 대감사와 남화선사,'무(無)'자 화두로 유명한 조주의 백림선사,부처가 무엇이냐고 묻자 '마른 똥막대기'라고 했던 운문 스님의 운문사,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라고 했던 임제 스님의 임제사….
역대 선사들의 발자취를 6년에 걸쳐 세 차례나 답사한 작가는 정갈한 문체 뿐만 아니라 달마의 <이입사행론>,승찬의 <신신명>,혜능의 <육조단경> <마조어록> <조주어록> 등 조사들이 남긴 선어록과 선의 역사를 풍부하게 인용하면서 중국 선의 전개 과정을 흥미롭게 설명한다. 현지 스님들 인터뷰와 꼼꼼한 현장 조사 등으로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소림사 탑림에선 우리의 고승으로 추정되는 김무용(金無用) 스님의 탑을 최초로 발견해 사진과 함께 그 내용을 소개했다. 또 육조 혜능이 방아를 찧을 때 하중을 늘리기 위해 허리에 맸던 추요석(墜腰石)과 말년에 신었던 버선 등의 유품을 사진에 담아 처음으로 공개했다.
또 달마 대사가 9년 면벽을 하면서 졸음이 오면 눈꺼풀을 뜯어 문밖에 던졌는데 그것이 차나무가 됐다는 전설로부터 삼조 승찬이 <신심명>을 지으면서 마셨다는 삼조차,사조사에서 전해지는 황매차,육조 혜능이 만들어 마신 육조점차가 지금도 광둥지방의 특산차라는 사실 등을 통해 선차(禪茶)의 전통을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조주 스님의 백림선사에서는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 무엇입니까(祖師西來意)'라는 물음에 '뜰앞의 잣나무니라(庭前柏樹子)'라고 한 것이 사실은 잣나무가 아니라 측백나무라고 소개한다. 실제로 백림선사에는 측백나무 고목들이 여럿 서 있다. 그러나 선가에서 그냥 잣나무라고 하는 것은 이름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는 "단순한 기록자나 선의 해설자가 아니라 순례자,구도자로서 스스로의 삶을 바꿀 만한 발심(發心)을 일으킨 여정이었다"며 "선 기행은 자기를 찾아 떠나는 징검다리"라고 말했다. 336쪽,1만5000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