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노력으로 성과를 이룬 만큼 올 연말에 회사 주식의 20% 정도를 성과급으로 직원들에게 나눠줄 계획입니다. "

'표정있는 가구'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종합가구업체 에몬스의 김경수 사장(55)은 지난 24일 기자와 만나 "불황기에도 높은 성장세를 구가한 건 직원들의 노력 덕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최근 4년간 경쟁 가구업체들이 연평균 10%대 성장에 그치는 사이 35% 이상씩 고성장세를 이어왔다. 주위에선 '가구는 패션,기업 생명은 신뢰'라는 김 사장의 경영철학이 변혁기 소비자와 거래선,직원들에게 어필한 결과로 보고 있다. '가구는 패션' 철학은 9년 연속 굿디자인상 수상으로,'기업생명은 신뢰'는 튼튼한 노사관계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김 사장은 1979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직원 10명으로 '목화가구'를 창업했다. 그가 가구사업을 선택한 것은 무엇보다 적성에 맞았기 때문이었다. "나무를 자르고 조립해서 가구를 만드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가구는 하나의 건축과 같습니다. 너비와 높이가 얼마인지,설계는 어떻게 하고,조립은 어떻게 하는지 등에 건축의 원리가 적용됩니다. "

그의 이 같은 열정은 장롱 내부에 유해물질을 흡수하는 참숯볼 설치,가구 도어에 강화유리 소재 적용 등 시장 흐름에 맞는 친환경 및 차별화된 제품 개발로 이어졌다. 이러한 노력으로 올해까지 9년 연속 굿디자인상(GD)을 받기도 했다.

그는 또 국내 가구업체들이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이전하거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들여올 때도 인천 남동공단 공장에서 대부분의 주요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방식을 고집하면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 공장은 자재의 가공 조립 포장까지 일관화된 자동화 설비를 갖춰 중국산 저가 공세에 맞서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자리를 지켜준 고마움을 직원들이 생산성 향상과 품질 개선으로 보상해준 덕분이다. 내년에 창립 30주년을 맞는 에몬스가구는 새로운 30년을 시작하는 비전과 기업이미지통합(CI)도 함께 선포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전체 매출의 5%를 디자인 개발 등에 투자하고 있다"며 "연구개발비를 차츰 늘리는 등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아 내년에는 혼수제품 등 가정용가구 분야에서 1위로 올라서겠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2~3위 수준이다.

에몬스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사무용 가구 시장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제품 개발 등 모든 준비를 끝냈다"며 "내년부터 정부기관이나 건설사를 대상으로 특판사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800억원의 매출이 무난하며 내년에는 10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며 "내년 중에 대리점을 20여개 늘리고 서울에 200평 이상 규모의 대형 직영매장도 1~2개 개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인천 골프협회장(2001~2004년),인천 사랑나누기 추진위원,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경인지역본부) 후원회 부회장 등을 맡으면서 사회 공헌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에몬스는 현재 문화단체인 베세토오페라단을 지원하고 있으며 다음 달부터 전국의 디자인 전공 대학생 10명을 선발,각각 5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