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도 어김없이 나온 '국감 무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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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 얼룩ㆍ몰아치기식 감사로 졸속 오명
20일간 478개 기관을 상대로 진행된 '몰아치기식' 감사와 1인당 5~15분에 불과한 짧은 질의시간,정부의 자료 제출 비협조와 무성의한 답변 등으로 올해 국감도 어김없이 '부실ㆍ졸속ㆍ구태 국감'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제도,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라는 세미나에서는 국감제도 전반에 대한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과 함께 개선방안들이 쏟아져나왔다.
◆부실한 국정감사
이번 국감에 대한 여론평가는 대체로 '평균 이하'였다. 국감 초반부터 멜라민 파동과 대통령 친인척 등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사건, 정부의 언론장악 논란 등을 둘러싸고 여야간 힘겨루기가 격화되면서 '정쟁국감'으로 변질됐다. 특히 16개 상임위별로 평균 30개 이상의 기관을 감사하다보니 감사의 전문성과 집중도가 현저히 떨어졌고 재탕삼탕식 질의가 반복됐다.
지식경제위 국감에선 피감기관 임원 난동사태가 발생한 것을 비롯 고성과 파행으로 얼룩진 구태도 재연됐다. 환율 폭등과 주식시장 폭락 등 비상시국에서 기업 CEO들이 국감장에 불려나가 몇 시간씩 대기하는 비정상적 상황도 속출됐다. 쌀 직불금 파문이 블랙홀처럼 다른 이슈를 빨아들이면서 정책 이슈는 이렇다 할 빛을 발하지 못했다.
여야 초선의원들은 "장ㆍ차관과 기관장이 다 나와 무책임한 답변을 하느니 차라리 실무국장에게 체계적인 답변을 듣는 것이 낫다(한나라 유일호 의원)"거나 "한꺼번에 피감기관을 감사하면 소모적인 정치공방이 벌어지기 십상이다(안형환 의원)" "풀코스 마라톤을 뛰는 것처럼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민주당 박선숙 의원)"는 등의 자조 섞인 소회를 밝혔다.
이날 열린 국감 제도개선 세미나에서는 △연중 상시 국감체제 구축 △몰아치기식 국감 종식 △국정감사 결과에 대한 사후통제 강화 △피감기관의 자료제출 거부에 대한 강력한 대응 △국감자료의 효율적 관리체계 구축 등 다양한 개선방안이 제시됐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국감이 정기국회 회기 내에 열리다보니 그렇지 않아도 짧은 본회의 및 상임위의 법안심사 기간이 줄어든다"며 "정기 국회가 열리는 9~12월이 아닌 기간에 매달 임시국회를 열고 국감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감 개최시기는 각 상임위의 재량에 맡겨 현안이 있을 때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연중 30일 내에 상임위별로 국감시기와 피감기관 선정을 자율적으로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제출과 관련해 법률상 비밀유지가 규정된 자료 외에는 모두 국회에 제출하도록 법률상에 명문화하고 지금까지 만들어진 국감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해 행정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준혁/노경목/김유미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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