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는 끝났다. " 펀드 가입자들이 하나같이 내뱉는 탄식이다. 해외 펀드로 원금을 '더블'로 만들었다는 얘기는 먼 옛날 전설처럼 느껴진다. 원금은 고사하고 반토막난 펀드도 부지기수다. 단기간에 펀드 시장이 급팽창하다 보니 투자자는 물론이고 판매사와 운용사 모두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는 뼈아픈 반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때 일수록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 재테크 전문가들의 충고다. 한경 머니팀은 20대부터 50대까지 각 연령대별로 펀드 투자로 고민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대표적인 사례를 모았다. 주요 증권사의 펀드 전문가들이 이들의 고충을 들어보고 처방전을 제시했다.

환매는 中펀드보다 국내주식형을

신규 투자땐 적립식 가입이 유리

서울 역삼동에 거주하는 임모성씨(32)는 4년간 직장 생활로 마련한 4000만원가량을 작년 10월 절반씩 국내 주식형 펀드와 중국 펀드에 나눠 넣었다. 이 투자금은 월급을 매달 자동으로 보낸 CMA(종합자산관리계좌)에 있던 돈과 몇 해 전 가입해 수익을 보고 환매한 적립식 펀드에 있던 자금을 합한 것이다. 임씨는 증시가 대세 상승기를 연출하는 동안 적립식 펀드가 거치식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을 경험하고,작년 10월엔 국내 주식형과 중국 펀드에 모두 거치식으로 넣었다. 임씨의 투자금은 현재 2000만원 남짓 남아 있다. 중국 펀드가 1년 사이 1200만원이나 까먹은 데 따른 것이다. 임씨는 "아직 결혼 계획은 없지만,미래의 결혼 자금을 마련하려고 넣은 목돈인데,그냥 CMA에 넣고 있다가 적립식으로 가입할 걸 그랬다"며 "펀드를 환매하고 싶지만,손실폭이 너무 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임씨는 현재 부모 소유의 집에서 살고 있으며,임씨 명의의 대출은 없는 상태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우선 우선 중국 펀드의 환매는 늦추라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기 악화로 번진다는 우려와 비유통주 해제 물량 부담 등으로 중국 증시 하락폭이 세계 증시보다 컸고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중국 경제의 고성장 기조가 유지될 것이며,주가 수준도 앞으로 지금의 하락폭만큼 빠질 가능성이 높아 1년 이상 장기투자 관점으로 중국 펀드를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계획이 없지만,향후 결혼 자금이 필요하다면 이미 반토막난 중국 펀드보다는 국내 주식형 펀드를 향후 일부 환매하면서 자금을 모을 것을 권했다. 김 팀장은 "글로벌 증시 위기가 이미 최악의 국면은 지난 것으로 보이는 데다 국내 경기가 4분기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오히려 역발상의 투자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증시 상승장에서는 상승세가 시작할 때 자금을 모두 집어넣는 거치식 펀드가 적립식보다 수익률이 높았지만,길게 투자한다면 적립식이 유리하다"며 다음 펀드 투자부터는 적립식 펀드에 가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