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없는 국내 개미들, 헐값된 월가株 '기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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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식투자 37% 증가 … AIG 집중 매입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월가 금융업체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글로벌 국제 공조에 힘입어 유동성 위기가 진정되고 있어 현재 헐값 수준인 주요 금융업체들의 주가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가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아직은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아 변동성이 클 것이라며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중순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미 금융주 매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 이 회사의 전체 미국 주식 매수 주문에서 금융주 비중은 5%에 불과했지만 지난달에는 98%,이달에는 99%로 늘어났다.
개인들은 특히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가까스로 구제된 AIG를 가장 많이 사들이고 있다. 기존에는 VISA와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의 매수 주문이 많았지만 9월 이후에는 90% 이상이 AIG에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엔 리먼브러더스가 순매수 2위에 올랐고 이달 들어서는 채권보증업체인 암박과 와코비아 패니메이 프레디맥에 대한 주문량도 전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증권사 김우석 해외주식팀장은 "금 에너지 태양열 등 자원 관련주에 집중됐던 투자자들의 매수 주문이 금융주로 옮겨 가는 추세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해외주식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리딩투자증권 관계자도 "상반기에는 중국과 홍콩 주식에 쏠렸던 개인들의 관심이 지난달을 기점으로 미 금융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을 이용한 매매 외에도 야간에 전화로 투자 문의를 하거나 주문을 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직접투자 규모는 10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2% 감소했지만 미국 주식의 투자 금액은 3억7300만달러로 37.1%나 증가했다.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 금액이 80% 넘게 줄어든 것과는 극히 대조된다.
개인들이 미 금융주 투자에 나서는 것은 그동안 주가가 엄청나게 떨어져 '헐값'이 된 상황이어서 단기에 급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서용원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 위기로 대부분의 금융업체 주가가 많이 빠진 상태에서 미 정부의 잇단 구제책으로 단기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에 투기적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모건스탠리의 주가는 90% 폭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 센터장은 "금융 위기는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잠복해 있고 금융업체들이 부실에서 완전히 벗어날지도 불투명한 만큼 '묻지마식 투자'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월가 금융업체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글로벌 국제 공조에 힘입어 유동성 위기가 진정되고 있어 현재 헐값 수준인 주요 금융업체들의 주가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가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아직은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아 변동성이 클 것이라며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중순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미 금융주 매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 이 회사의 전체 미국 주식 매수 주문에서 금융주 비중은 5%에 불과했지만 지난달에는 98%,이달에는 99%로 늘어났다.
개인들은 특히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가까스로 구제된 AIG를 가장 많이 사들이고 있다. 기존에는 VISA와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의 매수 주문이 많았지만 9월 이후에는 90% 이상이 AIG에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엔 리먼브러더스가 순매수 2위에 올랐고 이달 들어서는 채권보증업체인 암박과 와코비아 패니메이 프레디맥에 대한 주문량도 전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증권사 김우석 해외주식팀장은 "금 에너지 태양열 등 자원 관련주에 집중됐던 투자자들의 매수 주문이 금융주로 옮겨 가는 추세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해외주식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리딩투자증권 관계자도 "상반기에는 중국과 홍콩 주식에 쏠렸던 개인들의 관심이 지난달을 기점으로 미 금융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을 이용한 매매 외에도 야간에 전화로 투자 문의를 하거나 주문을 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직접투자 규모는 10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2% 감소했지만 미국 주식의 투자 금액은 3억7300만달러로 37.1%나 증가했다.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 금액이 80% 넘게 줄어든 것과는 극히 대조된다.
개인들이 미 금융주 투자에 나서는 것은 그동안 주가가 엄청나게 떨어져 '헐값'이 된 상황이어서 단기에 급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서용원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 위기로 대부분의 금융업체 주가가 많이 빠진 상태에서 미 정부의 잇단 구제책으로 단기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에 투기적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모건스탠리의 주가는 90% 폭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 센터장은 "금융 위기는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잠복해 있고 금융업체들이 부실에서 완전히 벗어날지도 불투명한 만큼 '묻지마식 투자'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