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0.1%P씩 오르는 예금금리
지점별 격차…금리쇼핑도 발품팔아야


주부 김영이씨는 지난주 가입한 5000만원짜리 정기예금을 일주일 만에 깼다. 김씨가 가입한 바로 다음 날 해당 은행의 예금금리가 0.1%포인트 오르더니 이번 주 초 다시 0.1%포인트 인상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만기를 일주일만 늦추면 이자를 10만원 더 받을 수 있어 기존 예금을 해지하고 재가입했다"고 말했다.

은행 예금 최고 금리가 연 8%에 근접하고 있다.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이미 연 8%(복리 기준)를 넘어섰다. 자고 일어나면 예금금리가 인상돼 고객들이 가입한 지 한 달도 안 된 정기예금을 해약하고 다시 가입하는 진풍경까지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이 고시한 예금금리가 실제 금리와 다른 데다 같은 은행이라도 지점별로 금리가 천차만별이어서 '금리 쇼핑'을 하는 것이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

◆고시금리 믿으면 바보

은행들이 고시한 예금금리는 본인이 적용받을 수 있는 금리보다 턱없이 낮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고시금리에 지점장 전결금리가 더해지고,금액이 많으면 본부 승인금리나 특별금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신한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및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지점장 전결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6.8%다. 하지만 신한은행 지점에 1000만원 이상 예치하면 최고 연 7.0%를 적용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도 지점장 전결금리를 포함해 1년 만기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를 연 6.75%로 고시하고 있지만 지점에 따라 최고 연 7.05%(5000만원 이상 가입시)까지 제시하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은행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고시금리를 보고 돈을 맡기지 말고 본인이 방문할 수 있는 여러 은행 지점에 전화를 걸어 최고 금리를 알아본 뒤 가장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지점을 선택하는 게 이익이다.



◆금리 떨어지기 전에…

기업은행의 한 강남지점은 중소기업금융채(중금채) 정기예금에 1000만원 이상 예치하는 고객에게 주는 금리를 지난주 0.1%포인트 올린 데 이어 지난 13일 다시 0.1%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14일 현재 이 지점에서 중금채 정기예금에 1000만원 이상 가입하면 고객 기여도에 따라 연 7.6%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은행권 예금금리가 연 7% 중반을 넘어서자 저축은행들도 예금금리를 경쟁적으로 인상하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달 말 예금금리를 두 차례 올린 데 이어 지난 9일 또다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7.4%에서 연 7.6%로 인상했다. 만기 때 이자를 한꺼번에 받으면 복리 기준으로 연 7.87%의 이자를 적용받는 셈이다.

삼성저축은행은 이날 예금금리를 0.5%포인트 올려 인터넷뱅킹으로 예금에 가입하면 최고 7.8%(복리 8.08%)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9일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만큼 은행들의 예금금리도 조만간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이 예금에 가입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