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매직엔 안 거치고 웹서핑…오픈넷 이용자 500만명 육박

모바일인터넷 시장에 개방 바람이 불고 있다. 휴대폰에서 웹사이트로 바로 접속하는 모바일웹서핑,개방형 포털인 오픈넷 등 이동통신사의 포털을 거치지 않고도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개방 서비스가 인기다. 이통사들도 사용자를 확대하기 위해 자사 포털 중심 서비스에서 벗어나 외부 업체에 빗장을 풀어주는 개방 경쟁에 나서고 있다.

◆'오즈'가 불붙인 개방 경쟁

모바일인터넷 개방 열기는 LG텔레콤이 지난 4월 시작한 '오즈' 서비스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까지 휴대폰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려면 모바일 표준인 왑(WAP) 방식으로 제작한 서비스만 이용해야 했지만 오즈 출시를 계기로 PC에서 사용하던 웹사이트를 바로 접속할 수 있게 됐다. 휴대폰에서 뉴스를 볼 때 사용자가 기존 왑과 웹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개방효과가 발생한 것.출퇴근 시간에 휴대폰을 이용해 교통정보를 확인하는 사용자가 늘어나는가 하면 휴대폰 화면에서 웹사이트를 보기 쉽도록 제작한 전용 사이트들이 만들어지는 등 오즈가 모바일인터넷의 새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모바일웹서핑 이용자도 크게 늘어 LG텔레콤은 서비스 개시 6개월 만인 지난 13일 현재 오즈 가입자 38만명을 확보했고,이달 말에는 40만명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F는 오즈같은 전용 요금 상품이 없어 모바일웹서핑 사용자를 정확히 추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난 5월 이후 삼성전자 햅틱폰처럼 모바일웹서핑을 이용하기 편리한 대화면(2.8인치 이상) 휴대폰이 130만대 이상 팔린 것을 감안하면 사용자도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화면 휴대폰 보급량은 SK텔레콤 80만대,KTF 14만대,LG텔레콤 36만대로 총 130만대에 달한다.

오픈넷 도입·왑도 개방 열풍

모바일웹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기존 이통사가 주도해온 왑 서비스에도 개방 바람이 옮겨왔다. 지난 5월 개설된 망개방포털 오픈넷은 연초 대비 이용자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인기다.

오픈넷은 이통사의 망을 빌려 쓰는 외부업체들의 서비스를 한데 모아 놓은 개방형 포털이다. SK텔레콤 '네이트',KTF '매직엔',LG텔레콤 '이지아이' 등이 이통사가 콘텐츠 배급·노출까지 모두 관리하는 전용포털이라면 오픈넷은 이통사의 개입을 최소화시킨 개방형 포털인 셈이다.

기존에는 휴대폰에서 '네이트' 같은 핫키를 누르면 이통사 전용포털에만 접속했지만 이제는 오픈넷을 선택해 외부업체들의 콘텐츠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아직 이통사 전용포털에 비하면 이용자가 적지만 올해 들어 사용자가 꾸준히 증가해 향후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LG텔레콤은 연초 100만명 수준에 불과하던 망개방 서비스 월 이용자가 9월에는 200만명으로 늘어났고,KTF도 지난 1월 78만명에 불과하던 오픈넷 사용자가 141만명으로 증가했다. 이통 3사 가입자 중 오픈넷 월이용자는 9월 말 기준 491만명에 달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과거 무선인터넷이 사업자가 관여하는 몇몇 상점만 입점한 동네 상가였다면 현재의 모바일인터넷은 다양한 매장들이 자율적으로 입점해 있는 대형 쇼핑몰에 비유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